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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 보이자 차분한 주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제6공화국정치의 풍향을 결정하는 제13대 국회의원총선날, 전국 1만3천8백12곳 투표소는 긴장된 분위기속에 차분한 모습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의 좌절충격후유증에다 야권분열에 따른 후보난립, 선거쟁점의 분산 영향으로 17년만에 부활된 소선거구제선거임에도 선거운동과정에서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유권자들은 투표에서도 85년의 2·12총선이나 지난해 대통령선거때와 같은 열기는 보기 어려웠고, 차분한 표정으로 한표의 주권을 행사했다.
유권자들의 냉담·무관심과는 대조적으로 유례없는 타락·과열 선거전을 펼쳤던 여야정당과 후보진영은 투표일에도 필사의 득표작전을 퍼 곳곳에서 충돌·마찰이 있었고 일부에서는선관위측의 실수로 대량의 무효표가 발생해 말썽이 이는등 어수선한 양상도 보였다.
전국이 맑고 화창한 봄날씨를 보인 이날 역·터미널 등에는 이른아침부터 등산·여행·행락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띄어 투표율은 지난 총선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투·개표방해등 사태에 대비, 개표 완료시까지 갑호비상 경계근무령을 내리고 5만6전여 경찰력을 풀어 경비에 나섰다.
투표장주변·시민들은 오전7시 투표시작과 함께 가족끼리 투표소에 나가 투표를 하고 임시휴일을 가족들과 즐기는 모습들이었으나 2·12총선이나 대통령선거때처럼 아침부터 투표소앞에 줄을 서는 모습은 보기어려웠다.
서울시내 투표소의 경우 투표장에서 코피잔을 돌리며 즉석 선거운동을 하는 운동원이나 「공정선거」감시 .명목으로 나오던 야당측 자원봉사 학생들의 모습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아 대통령선거때와는 큰 대조.
첫투표완료 충배옥천군안남면오대리주민 45명은 마을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 오전6시30분까지 모두 모여 7시부터 투표를 시작, 11분만에 모두 끝내 전국에서 가장 빨리 투표를 끝내고 1백%투표를 기록했다.
역· 터미널 서울역· 강남고속터미널등에는 투표를 마치고 휴일나들이를 떠나는 시민들로 아침부터 붐볐다.
서울근교 유원지로 가는 시외·시내버스노선은 30분∼1시간씩 운행이 늦어지기도 했다.
경찰경비삼엄 경찰은5만6천여명의 무장경관을 동원, 전국 1만3천8백12개 투표소를 경비하는 한편 전국 시·도경찰국과 각 경찰서별로 특공예비대를 따로 편성, 해당선관위의 요청이 있을 경우즉시 투·개표소에 출동해 선거폭력을 막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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