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석방에 여야 엇갈린 반응 ,'유전무죄' VS '소신판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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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17일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이 353일 만인 2월 5일(우)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왼쪽은 선고 전 이 부회장의 표정, 오른쪽은 선고 후. 변선구기자

지난해 2월 17일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이 353일 만인 2월 5일(우)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왼쪽은 선고 전 이 부회장의 표정, 오른쪽은 선고 후. 변선구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며 석방되자 여야는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을 내린 법원의 결정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적폐가 아직도 대한민국에 살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또다시 낼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2년 6개월형과 집행유예 4년을 받아 353일 만에 구속상태에서 풀려났다. 앞서 1심은 5년형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박 수석대변인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다시 한번 확인된 대한민국의 고질병인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신호탄이 되기를 온 국민은 기대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관계자에게 화재 원인 등에 대해 보고받은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관계자에게 화재 원인 등에 대해 보고받은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야권은 판결을 반기는 모양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 있게 판결한 항소심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썼다. 그는 "대법원장이 아무리 코드인사를 해도 사법부는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오늘 삼성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재판"이라고도 평가했다.

홍 대표는 이어 "지난 대선 때부터 나는 말 세 마리로 억지로 엮어 삼성 부회장을 구속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해 왔다"며 "국정 농단의 주범은 박근혜와 최순실이라는 삼성 이재용 사건과는 직접 관련 없는 사건을 선고 내용에 포함 시킨 것은 재판부가 그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이라고 주장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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