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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Talk] 북한 쇼트트랙 정광범은 왜 나홀로 훈련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정광범이 4일 강릉 영동대학교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혼자 훈련하는 모습. [강릉=연합뉴스]

북한 정광범이 4일 강릉 영동대학교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혼자 훈련하는 모습. [강릉=연합뉴스]

쇼트트랙 선수들은 훈련할 때 혼자 연습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스피드 스케이팅과 달리 여러 명이 동시에 달리는 경기이기 때문에 실전같이 훈련을 합니다. 하지만 북한 쇼트트랙 대표 정광범(17)은 4일 '나홀로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무슨 사연 때문이었을까요.

북한 쇼트트랙 대표팀은 4일 오전 영동대 쇼트트랙 연습장에선 세 번째 공식 연습을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 베테랑 최은성(26)과 정광범을 출전시킵니다. 최은성이 500m, 정광범이 1500m에 나설 예정입니다.

그런데 2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실시된 첫 훈련에서 최은성이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코너를 돌다(북한에서는 곡선지치기라고 합니다) 그만 넘어진 것이죠. 최은성은 통증을 호소하며 그대로 얼음 위에 드러누웠고, 결국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최은성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뼈가 골절되거나 인대를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찢어진 부분을 봉합했기 때문에 훈련에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3일에 이어 4일 훈련에서도 정광범만 연습을 참여했습니다.

지난 3일엔 이탈리아, 프랑스 선수와 함께 훈련했던 정광범. [강릉=연합뉴스]

지난 3일엔 이탈리아, 프랑스 선수와 함께 훈련했던 정광범. [강릉=연합뉴스]

이날 훈련은 중국 선수단 10명과 북한 선수단 2명이 참가하기로 예정됐습니다. 그러나 중국 선수단이 오전 훈련을 생략했고, 북한 선수단만 연습을 진행했습니다. 다른 나라 선수들도 훈련시간이 겹칠 땐 함께 트랙을 돌지만 이날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원하는대로의 훈련은 할 수 없었죠. 가볍게 몸을 풀던 정광범은 4~5차례 스퍼트 훈련을 했습니다. 훈련 중간중간 블럭을 옮길 때는 윤철 감독이 돕기도 했습니다. 윤 감독은 그동안에는 링크 안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날은 스케이트를 신고 들어가 랩타임을 체크하며 중간중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연습 때는 음악을 틀기도 하는데 이날은 그것마저 하지 않아 경기장 안에는 얼음을 지치는 '사각사각' 소리와 사진기자들의 '찰칵' 소리만 울려퍼졌습니다.

정광범은 스타트 훈련을 마지막으로 1시간여 정도 훈련을 한 뒤 스트레칭을 마지막으로 훈련을 마무리했습니다. 윤철 감독과 정광범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선수촌으로 떠났습니다.

강릉=김효경·여성국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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