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女부대원 시신 유린하며 웃음…” 시리아 내전의 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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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훼손·유린' 영상 속 여자부대원으로 알려진 바린 코바니(가운데). [사진 AFP=연합뉴스]

'시신 훼손·유린' 영상 속 여자부대원으로 알려진 바린 코바니(가운데). [사진 AFP=연합뉴스]

시리아 내전의 참상이 또 한 번 세계를 경악케 하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 공격에 동원된 터키 연계 반군이 쿠르드 민병대 여성대원의 시신을 참혹하게 훼손하고 유린한 영상이 유포된 것이다.

2일(현지시간)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의 여성조직 ‘여성수비대’(YPJ) 관계자 아마드 칸달(Amad Kandal)은 온라인에 최근 유포된 영상 속 여성 전투요원의 시신의 신원은 YPJ대원 바린 코바니(Barin Kobani)라고 밝혔다.

온라인에 유포된 30초 분량의 영상에는 시리아 아프린(Afrin) 공격에 동원된 반군 조직원으로 보이는 남성 10여 명이 군복이 벗겨진 채 유린된 젊은 여성의 시신 주변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여성의 시신은 상반신 전체와 하반신 일부의 맨살이 드러나 있고, 팔은 절단된 모습으로 추정된다. 이들 남성들은 시신을 발로 차며 일부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시리아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 연계 반군 조직원으로부터 같은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확인했다.

'시신 훼손·유린' 영상 속 여자부대원으로 알려진 바린 코바니(가운데) 생전 모습을 보여주는 YPJ 대원 [사진 AFP=연합뉴스]

'시신 훼손·유린' 영상 속 여자부대원으로 알려진 바린 코바니(가운데) 생전 모습을 보여주는 YPJ 대원 [사진 AFP=연합뉴스]

이 단체가 파악한 바로는 이 영상은 지난달 30일 시리아 북부 국경 마을 꾸르나(Qurna)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시리아 쿠르드 사이에 분노가 확산했다. 코바니의 신원을 확인해 준 칸달은 “바린은 항복하지 않고 전사했다”며 “(터키군 진영의) 이런 행위는 저항의 결의를 다지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군과 연계 반군을 비난하며 동족에 항전 의지를 독려했다.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 대변인 무스테파 발리는 “이 침략자들이 우리 딸들의 몸에 저지른 만행을 상상해 보라”면서, “그들이 우리 마을을 장악한다면 어떤 짓을 저지르겠는가”라고 분노했다.

터키로부터 YPJ 대원 시신 훼손 영상과 관련 구체적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터키군은 3일 아프린 작전을 전개한 2주 동안 YPG와 IS 조직원 897명을 제거‧생포했다고 발표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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