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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식령스키장 훈련한 南 선수들 "北 스키 선수 실력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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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이 공동훈련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일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이 공동훈련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할 북한 스키 선수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평창올림픽에 나서는 북한 선수단 중엔 스키 종목에 나서는 선수 6명이 있다. 알파인 스키의 최명광·강성일(이상 남자부)·김련향(여자부)과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한춘경·박일철(이상 남자부)·이영금(여자부)이다. 국제스키연맹(FIS) 랭킹이 처져있어 이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와일드카드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한다.

북한 스키선수들은 베일에 쌓여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겨울 아시안게임에는 피겨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만 선수를 파견했다. 스키 종목에선 한 명의 선수도 내보내지 않았다. 역대 겨울올림픽에서도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출전한 건 1964년 인스부르크 대회가 유일했고, 알파인 스키 역시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때 참가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과 북한 국가대표 및 선수들이 1일 북한 강원도 원산 인근에 위치한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과 북한 국가대표 및 선수들이 1일 북한 강원도 원산 인근에 위치한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북한 원산 마식령스키장에서 열린 남북 스키 선수 합동훈련차 방북했던 한국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상비군 선수들과 임원을 통해 북한 선수들의 실력을 확인했다. 이번 합동훈련엔 평창올림픽에 나설 북한 선수 6명도 모두 참석했다.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크로스컨트리의 대표팀 상비군 선수 이건용(25)은 "북한 선수가 타는 자세를 보면 옛날 선수들이 타는 주법 같았다. 다만 스피드가 있고, 힘이 좋아보였다"고 말했다. 이건용은 "즉석에서 북한 선수 1명과 우리 선수 2명이서 시합을 했다. 승부에서 우리가 이기니까 북한 선수가 '장비가 자기 것이 아니었다'면서 진 것에 대해 장난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고도 말했다.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과 북한 국가대표 및 선수들이 1일 북한 강원도 원산 인근에 위치한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과 북한 국가대표 및 선수들이 1일 북한 강원도 원산 인근에 위치한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스키 선수들은 장기간 합숙 훈련을 통해 실력을 쌓아왔다. 알파인 스키 대표팀 여자 상비군 선수 조은화(24)는 "생각보다 잘 타는 선수들도 있어 놀랐다. 북한의 한 선수에게 스키를 언제부터 탔는지 물어보니까 최근 6개월동안 집에 한번도 못 갔다고 하더라. 그래서 '부모님이 보고 싶지 않느냐'고 물으니까 북한 선수는 '우리는 김정은 원수님의 은혜로 스키를 탄다. 괜찮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않다보니 북한 스키 선수들의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국제스키연맹(FIS) 홈페이지에 등록된 기록을 보면 북한 스키선수들의 수준은 세계 수준과 격차가 크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선수는 16명에 불과하고, 이 중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는 여자부 종합 랭킹 1910위에 올라있는 김련향(26)이다.

1일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임승현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왼쪽)과 김유정 북한 알파인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마친 후 격려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일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임승현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왼쪽)과 김유정 북한 알파인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마친 후 격려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크로스컨트리도 지난해 4월 러시아 아파티티에서 열린 FIS 레이스 대회 프리스타일 종목에 출전했지만 모두 완주에 만족하는 수준이었다. 당시 남자부에 출전한 한춘경은 92명 중 90위, 박일철은 최하위인 92위에 머물렀다. 이영금도 여자부 최하위인 83위에 그쳤다. 김남영 대한스키협회 부회장은 "북측 선수들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지더라. 이번 합동훈련을 계기로 남북간의 꾸준한 교류로 이어져서 서로 경기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교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크로스컨트리, 알파인 스키 선수들은 2일 훈련 대신 강릉선수촌에서 휴식을 취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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