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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 만나겠다”던 60대 창고서 숨진 채 10여 일만에 발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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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고관로 일본영사관 전경. [연합뉴스]

부산 동구 고관로 일본영사관 전경. [연합뉴스]

부산 동구 고관로 일본영사관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지 최소 10일 만에 발견됐다.

부산 일본영사관 창고에서 1월 31일 발견돼 #1월 12일 영사관 담장 넘고 들어온 것으로 #일본 경찰과 영사관 측 이후 행적 조사 중 #부산 경찰 “스스로 목맨 것으로 보고 부검”

부산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일본영사관 1층 공보문화부 창고에서 A씨(62)가 목매 숨져 있는 것을 직원(52)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창고는 사무용품 등을 보관하는 곳으로 A씨가 발견된 곳은 창고 안에서도 또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창고 안 창고다. 신고한 직원은 경찰에서 창고 안 창고는 평소 잘 들어가지 않는 곳으로 3일 행사에 쓸 물품을 꺼내러 갔다가 A씨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검안의는 A씨에게 특이 외상이 없으며 목매 사망한 것으로 봤다. 사망 추정 날짜는 10~17일 전이다.

영사관 내 폐쇄회로TV(CCTV)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12일 “영사를 만나겠다”며 영사관 1층에 있는 도서관에 들어간다고 소란을 피우다 경비원에게 제지당한 뒤, 담을 넘어 영사관에 들어왔다. 이후 계속 영사관에 머물렀는지 등 A씨 행적과 관련해 영사관 측과 일본 경찰이 CCTV 영상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뚜렷한 직업이 없으며 20년 전 아내와 이혼한 뒤 가족과 연락 없이 고시원에서 혼자 지냈다. 경찰은 A씨가 일본영사관과 정치적으로 연관된 인물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발생 장소가 일본 정부기관인 데다 10~17일 동안 직원들이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맨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체를 부검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힐 계획이다. 또 경찰은 A씨가 왜 일본영사관에 들어가려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일본영사관 측은 담당 영사가 회의 중이라 사건과 관련해 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부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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