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미니시리즈 『이별…』 수니역 이경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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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맑은 감성의 작가 한수산의 원작소설을 극화한 M-TV의 『미니시리즈-이별 없는 아침』의 주인공 「수니」역을 맡은 탤런트 이경진양(31)은 약간 상기된 표정이었다.
『10년만에 친정인 MBC로 나들이 나온 셈이예요. 그리고 겨울 꽃처럼 가련하면서 청초한 주인공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연일 계속된 야외촬영탓에 그녀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지만 그녀의 눈망울은 원작의 수정처럼 맑은 언어에 매료된 감동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이달 중순부터 방영될 『이별 없는 아침』은 사랑하는 남자를 본의 아니게 친구에게 잃은 수니라는 여인이 그의 아이를 가진채 다른 남자와 결혼하나 남편과 곧 사별하고 깊은 허무의 늪에 빠져 인생의 전락을 경험하다가 34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는 멜러드라마.
가슴속에 사랑이라는 진실을 품은 채 그것을 봉인해놓고 살아가야 하는 수니의 고뇌와 갈등이 마치 자신의 그것과 같아 그녀는 촬영도중 간혹 눈시울이 절로 붉어졌다고 한다. 자신의 연기를 통해 수니의 슬픈 영혼을 달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어 20대의 얼굴을 가진 30대의 성숙한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저 자신을 부각시키기보다 작품자체가 뚜렷이 살아나는 것을 더 중시하겠어요. 저는 시청자들이 드라마의 주제인 진실한 사랑을 만나러 가는 통로로서 존재했으면 해요.』 말을 마친 그녀의 얼굴은 탤런트 이경진이 아니라 잠깐 이 세상에 나들이 나온 소설의 주인공 수니의 그것이었다.<박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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