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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이동관‧윤창중…이 찬란한 명단에 김의겸” 언론학자의 쓴소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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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전 한겨레 선임기자가 신임 청와대 대변인에 내정된 것을 두고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 교수가 페이스북에 비판글을 남겼다. [사진 청와대, 이준웅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김의겸 전 한겨레 선임기자가 신임 청와대 대변인에 내정된 것을 두고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 교수가 페이스북에 비판글을 남겼다. [사진 청와대, 이준웅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청와대 대변인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박수현 대변인 후임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최초보도한 김의겸 전 한겨레 선임기자가 내정된 것을 두고 언론학자인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쓴소리를 남겼다.

29일 이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언론에 이모저모로 ‘의미심장한’ 날”이라며 김의겸 전 한겨레 기자의 청와대행을 비판했다.

이 교수는 “한국 언론은 여러 문제를 갖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 그 중 최악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며 “어제까지 기자 옷을 입고 권력에 질문하던 자가 오늘 옷을 바꿔 입고 권력의 편에서 답변한다. 이런 선배를 보고 후배 기자들은 뭘 배울까. 또 이런 길을 가려는 기자들이 있는 언론사를 보면서 시민들은 뭘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할까”라고 지적했다.

또 “나는 일간지 국장급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는 일은 대법관이 대형로펌에 가는 것만큼이나 웃기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그런데 KBS고 SBS고, 동아일보고 한겨레고 마찬가지다. 중앙언론사에 ‘잘 나가던’ 기자들일수록 이런 오퍼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또 오퍼를 거절하지 않는 게 우리 언론”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교수는 민경욱, 이동관, 윤창중 등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간 전직 언론인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 찬란한 명단에 김의겸이 이름을 올렸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른바 ‘폴리널리스트’(polinalist‧정치+언론인 합성어)의 등장에 대해 “자기의 전문적 정체성을 망치는 일이자, 한국 언론의 정파성을 강화하고 언론직의 기회주의를 조장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한 언론개혁이고 뭐고, 다 소용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로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기자가 스스로 자기가 몸담았던 업을 버리고, 다른 길을 택하는 지경인데,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이준웅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이준웅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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