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앱 지도 확대했더니 시리아 미군기지 위치가

중앙일보

입력

미군기지의 위치와 미군병사들의 활동 내역이 피트니스 앱을 통해 공개돼 안보상의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미군들이 조깅을 통해 민감하고 위험한 정보를 노출하고 있다’(U.S. soldiers are revealing sensitive and dangerous information by jogging)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앱을 통해 본 시리아 일대 모습

앱을 통해 본 시리아 일대 모습

매체에 따르면 런닝·사이클링 활동을 추적하는 GPS 기반 앱 업체 스트라바의 글로벌 히트맵을 통해 미군 기지의 위치와 미군 병사 배치도 등 매우 민감한 정보들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피트니스앱 ‘스트라바(Strava)’는 13조 개의 데이터 포인트 위성 정보를 이용해 세계 열 지도(Global Heat Map)를 최근 만들었다. 글로벌 히트맵에는 핏비트(Fitbit) 등의 장비를 착용한 전 세계 2700만명의 사용자의 최근 2년간의 활동 내용이 누적돼 반영된다. 사람들이 뛰거나 걷는 등 활동이 많은 곳은 환하게 빛나지만, 움직임이 없는 지역 등의 경우에는 검게 나타난다.

앱을 통해 공개된 아프카니스탄 미군 기지내 병사들의 이동 경로 [사진 WP 캡처]

앱을 통해 공개된 아프카니스탄 미군 기지내 병사들의 이동 경로 [사진 WP 캡처]

유럽과 미국 등수백만 명의 유저가 활동하는 곳은 지도상에서 밝게 빛이 난다. 하지만 이라크나 시리아 등 분쟁지역은 대부분 어두운데 유독 희미하게 빛이 나는 지역이 있다. 이곳은 미군기지가 위치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미군이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던 기지로 부대에 근무 중인 병사들 중 해당 앱을 이용하는 이들의 이동 경로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미군은 2013년 장병들의 건강을 위해 2500명에게 시범적으로 피트니스 장비를 착용하도록 한 바 있다.

해당 사실이 공개되자 미 중부 사령관의 대변인 존 토머스 공군대령은 “미군은 열 지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은 호주 대학생 네이선 루저(20)가 지난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관련 게시물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는 국제안보와 중동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저는 “해당 지도를 보면 어느 곳에 돈 많은 백인이있는지를알 수 있다”면서 “문득 미군들의 위치를 알 수있을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가 시리아의 지도를 확대했더니 미군들의 위치가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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