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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에 호반새·관박쥐 산다…서해5도 생물 161종 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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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두무진 전경 [중앙포토]

백령도 두무진 전경 [중앙포토]

백령도 등 서해5도에서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던 호반새·관박쥐 등 생물 종 161종이 지난해 조사에서 처음 확인됐다.
새로 발견된 종에는 연체·태형동물 등 신종 5종과 국내 미기록종 15종이 들어있어 서해5도가 생물지리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임이 재확인됐다.

호반새 [중앙포토]

호반새 [중앙포토]

관박쥐 [중앙포토]

관박쥐 [중앙포토]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소연평도 등 서해5도를 대상으로 총 9회에 걸쳐 생물 다양성 종합정밀조사를 한 결과, 신종 5종을 포함한 161종의 생물 종을 새로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번 조사를 통해 총 620종의 생물을 확인했으며, 이 중 161종은 기존 연구나 문헌 자료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종으로 서해5도에서는 처음 서식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해5도의 생물 종 수는 기존에 보고된 3191종을 포함, 모두 3352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번에 서해5도에 처음 서식이 확인된 161종은 곤충 57종, 무척추동물 54종, 고등·선태식물 32종, 조류 3종, 포유류 2종, 어류 1종 등이다.

조류는 백령도에서 발견된 호반새와 소청도에서 발견된 검은다리솔새와 귤빛지빠귀이며, 포유류는 백령도에서 발견한 관박쥐와 애기박쥐다.

백령도 북쪽에서 발견된 장수삿갓조개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백령도 북쪽에서 발견된 장수삿갓조개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이번 조사에서는 또 남방계 곤충인 ‘바둑돌부전나비’와 북방계 곤충인 ‘사흘베르크털보갈색풍뎅이’가 발견됐다.
태안 일대가 주요 서식지인 어류 ‘고려실횟대’와 무척추동물 ‘장수삿갓조개’도 발견됐다.

신종 5종은 연체동물인 로포도리스(Lophodoris sp. nov.), 태형동물인 율리에눌라 에리나이(Jullienula erinae sp. nov.)와 푸엘리나 파라카이시아(Puellina paracaesia sp. nov.), 원핵생물(세균)인 리조비움(Rhizobium sp. nov.)과 프세우독산토모나스(Pseudoxanthomonas sp. nov.)다.

또 미기록종 15종은 갯민숭달팽이 종류인 사쿠라이올리스 에노시멘시스(Sakuraeolis enosimensis) 등 무척추동물 6종, 디크리움 플렉시카울레(Ditrichum flexicaule) 등 선태식물(이끼류) 6종, 쿠르토박테리움 플라쿰파키엔스 (Curtobacterium flaccumfaciens) 등 원핵생물 3종이다.

(서해5도 미기록종) 능구렁이

(서해5도 미기록종) 바둑돌부전나비
(서해5도 미기록종) 무테날개우단풍뎅이
(서해5도 미기록종) 사흘베르그털보갈색풍뎅이
(서해5도 미기록종) 나도미꾸리낚시
(서해5도 미기록종) 새우말
(서해5도 미기록종) 노란테갯민숭달팽이

한편, 기존 조사와 이번 조사를 통틀어 서해5도에서 확인된 조류 342종은 2016년 국가 생물종수에 포함된 한국 전체 조류 522종 중 65.5%에 해당한다. 서해5도는 서해를 건너는 최단거리에 위치해 국내 최대의 철새 경유지이다.

또, 멸종위기 야생생물로는 수달과 물범, 구렁이, 매, 대청부채 등 총 46종(I급 7종, Ⅱ급 39종)이 확인돼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 267종(I급 60종, Ⅱ급 207종)의 17.2%가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물자원관 서민환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 조사 결과, 서해5도는 조류(鳥類) 등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섬 지역의 생물 다양성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해5도 지역은 육지에서 분리돼 있어 대청부채(멸종위기 2급), 대청지치, 시베리아여뀌 등이 이곳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청부채 [중앙포토]

대청부채 [중앙포토]

또, 일부 북방계 식물의 남방한계지이며, 남방계 식물의 북방한계지에 해당해 남·북방계 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식물지리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특히, 보리밥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기후변화로 인한 북상이 예상돼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록성 식물이 자생하고 있기도 하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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