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팔고 핸드폰 팔아 1억원 기부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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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정원

이정원

충남 천안에서 휴대폰 판매점 등을 운영하는 이정원(28·사진)씨가 최근 1억원 이상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20대 아너 소사이어티 이정원씨 #아르바이트 첫 월급서 3만원 약정 #청년 소사장 돕는 ㈜구공 운영

충남에서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회원은 77명이며, 이씨가 최연소 회원이다. 전국 1775명 회원 가운데 20대는 31명으로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이씨는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으로 5년간 매년 2000만원씩 1억원을 기부하게 된다. 하지만 여건이 허락하면 올해 안에 1억원을 모두 납부할 예정이다.

이씨는 “20대 초반부터 아르바이트하며 돈을 벌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른 사람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부터 기부 습관을 들였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무렵 그는 우연한 기회에 ‘유니세프 기부’를 알게 됐다고 한다. 힘들게 번 돈이 었지만 매달 3만원 기부를 약속했다.

이씨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친구와 휴대전화 판매점을 시작했고, 장사가 잘 되자 이를 토대로 ㈜구공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구공 아래에는 커피숍과 음식점 등 50여 개의 점포가 있다. 이씨가 대표지만 모두 소사장제로 운영된다. 소사장은 이씨가 운영하는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20대 청년들이다.

이씨는 “작은 가게들로 이뤄진 회사지만 이윤을 주변 사람들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기부하고 있다”며 “점포가 늘어나는 대로 더 많은 기부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모교인 초·중·고등학교에도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공부를 지속하지 못하는 후배들을 돕기 위해서다.

미혼은 이씨는 자신의 기부 활동을 이해하는 여성이 이상형이라고 했다. 결혼 후에는 기부 외에도 가족이 모두 참여하는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이정원씨는 “주변 사람 도움이 없었다면 사업은 물론 기부도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라며 "서른 전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하겠다는 목표를 이뤄서 기쁘다”고 말했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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