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쏙] 새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해야 하는데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이기정 부산명장도서관 계장

새학기를 맞아 새로운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을 만나면 나를 어떻게 소개하지? 반장선거에는 어떻게 나를 알려야 친구들이 흥미롭게 받아들일까? 새학기 교실에서 '자기 소개'란 나의 신상 명세서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알리고, 조금 더 친근하고 나에 대해서 더 알려고 하는 시선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만 막상 자기 차례가 왔을 때는 그다지 쉽지만은 않다.

부산시립명장도서관은 다양한 토요휴업일 활동 프로그램의 하나로 3월 중 어린이들이 새학기 새 친구에게 자신을 재미있고 개성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또랑또랑 자기 소개하기'란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나만의 독특한 자기 소개법을 개발해 보는 시간이다. 보통의 경우 자기 소개라고 하면 나이, 이름, 가족 소개, 싫어하는 것, 잘 하는 것 등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듣고 나면 기억도 못하는 자기 소개 방법이기 쉽다.

옛날과 달리 나를 알리지 않으면 알아주지 않는 시대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나를 어떻게 짧고 인상 깊게 상대방에게 남길 것인가가 중요하다. 따라서 톡톡 튀는 자기 소개법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특히 새학기가 되어 반에서 처음 나를 소개할 때 아이들은 막연히 알고 있는 사실들도 무엇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른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앞에서 나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눈앞이 까마득한 어린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것은 먼저 발표력의 부족과 자신감, 그리고 어찌 보면 나만의 독특한 소개법이 없기 때문이다.

◆ 나의 장기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보통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여러 가지 장기를 '생각 열기'를 통해 알아보고, 또한 '생각 열기'를 통해 어떤 것이 장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특별하게 잘하는 노래(뮤지컬), 태권도, 무용, 춤, 동화구연, 아나운서(오늘의 학교뉴스) 등등 짧고 거창하지 않아도 내가 잘 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딱딱하고 긴장되는 교실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 개성있는 자기 표현이 될 수 있다. 그냥 신나는 노래 한 곡으로도 충분하다. 하나의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아이들과 차별화할 수 있고, 내가 무얼 잘 하는지를 말로써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게 되는 셈이다.

◆ 구호를 하나 만들어 보자=앞으로 이 반은 이러 이러한 학급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큰소리로 얘기하든가, 내가 바라는 어떤 이상 같은 것을 친구들과 함께 구호로 외쳐보는 것도 분산된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 더불어 나의 리더십을 보여 줄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특히 반장 등 학급 간부를 해보고 싶은 학생이라면 한 번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다.

◆ 친구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을 찾자=요리를 잘하는 친구는 잘하는 요리에 대해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한다든가, 동생을 잘 돌보는 법을 얘기해 준다든가(그만큼 자상하고 섬세하다는 것)하는 것도 좋은 자기 소개법이다. 마술 책을 보고 쉽고 짤막하게 마술을 해 보이는 것은 강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또 시를 좋아하는 친구라면 시를 하나 외워 암송해 보이는 방법으로 눈길을 끌 수 있다. 그 시 속에 희망, 사랑, 평화, 우정 등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 금상첨화다.

◆ 행동으로 보여 주자=연기를 잘하는 친구는 연기력을 뽐내 보도록 한다. 얼굴 표정 연기(슬플 때, 기쁠 때, 화났을 때 등등)나 성대묘사 등을 통해 자기를 색다르게 표현해 볼 수 있으며, 마임(몸동작)으로 나를 부각시키는 방법도 있다.

자기소개는 명쾌하고, 짧고, 지루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만약 내가 자기 소개를 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러한 기술적인 부문에서 하나쯤은 만들어 놓아 비장의 무기를 꺼내듯이 때에 따라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이기정 부산명장도서관 계장

*** 바로잡습니다

3월 15일자 '열려라 공부' C2면의 사진 옆 '이렇게 해봅시다' 중 '성대묘사'는 '성대모사'를 잘못 표기한 것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