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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호주 총리와 자위대 특수부대를 찾은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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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8일 말콤 텀블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방위협력 강화를 확인하는 등 양국관계를 사실상 준동맹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아베 "호주는 특별한 전략적 파트너" 강조 #대 테러 훈련 장면 외국 정상에 첫 공개 #'인도ㆍ태평양 전략' 강화 '준동맹' 수준으로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호주는 보편적 가치와 전략적이익을 공유하는 특별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선언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모든 수단으로 압력을 최대화 해, 북한의 정책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오른쪽) 일본 총리가 18일 자국을 찾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오른쪽) 일본 총리가 18일 자국을 찾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텀블 총리는 "무모한 불량배 국가 북한에 대해 의견교환을 했다"면서 "경제 제재 조치는 엄격히 이행되어야 하며 이를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텀블 총리는 오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가 한반도의 비핵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또 "양국 관계는 공통의 가치관, 공통의 이해 위에 구축된 것으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자유로운 룰에 기반한 제도를 이 지역에서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텀블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NSC특별회의를 열고 '인도 태평양 전략'에 따른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텀블 총리도 “지금 이상 전략적 파트너십이 중요성을 갖는 시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를 '신조'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오른쪽) 일본 총리가 18일 자국을 찾은 맬컴 턴블 호주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오른쪽) 일본 총리가 18일 자국을 찾은 맬컴 턴블 호주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미국의 동맹국이기도 한 호주를 ‘준 동맹국’으로 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NSC 특별회의를 열어 텀블 총리를 참석시킨 것도 양국 신롸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아베 총리가 외국 정상을 NSC회의에 부른 것은 2014년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작년 8월 영국 메이 총리에 이어 3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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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올해 처음 일본에서 실시되는 자위대-호주군 공동훈련을 앞두고 신협정 체결도 서두르기로 했다. 자위대와 호주군이 상대국에서 활동할 때 입국, 휴대품 소지 등의 수속을 간소화하는 게 골자다. 지지통신은 “일본이 미국 이외의 국가와 군 부대가 일본에 체제하는 것을 전제로 한 쌍방간 협정을 맺는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치바(千葉)현 후나바시시에 있는 나라시노(習志野) 훈련장을 찾았다. 이 곳은 일본 유일의 특수부대인 '특수작전군'이 있는 곳으로, 현직 총리가 이 부대를 시찰한 것도 외국정상에게 훈련장면을 공개한 것도 처음이다. 두 정상은 대 테러·재외국민 구출 훈련 등을 시찰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도 둘러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8일 오전 자국을 찾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함께 지바(千葉)현 육상자위대 훈련장을 방문했다. 사진 맨 오른쪽이 아베 총리, 그 옆이 턴불 총리.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8일 오전 자국을 찾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함께 지바(千葉)현 육상자위대 훈련장을 방문했다. 사진 맨 오른쪽이 아베 총리, 그 옆이 턴불 총리. [교도=연합뉴스]

첫 공동훈련을 앞두고 특수부대 훈련장면을 공개함으로써, 양국간 방위협력 강화를 어필하기 위한 의도가 짙다. 이 특수부대는 테러나 게릴라 공격에 대한 대응을 전문으로 하는 부대로, 한반도 유사시 재외국민 구출임무도 담당하게 된다. PAC-3를 시찰한 것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대응한다는 의미에서 해석된다.

텀블 총리는 "훈련장에서 일본의 우수한 장비, 능력을 봤다. 이는 자위대와 호주군의 강력한 연대관계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8일 오전 자국을 찾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함께 지바(千葉)현 육상자위대 훈련장을 방문했다. 사진 맨 오른쪽이 아베 총리, 그 옆이 턴불 총리.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8일 오전 자국을 찾은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함께 지바(千葉)현 육상자위대 훈련장을 방문했다. 사진 맨 오른쪽이 아베 총리, 그 옆이 턴불 총리. [교도=연합뉴스]

이날 두 정상의 행보는 근본적으로 일본과 호주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한 협력을 확대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해양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응해 일본, 미국, 호주, 인도가 전략적으로 연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일본은 기존 동맹국인 미국 외에도 호주, 인도와 군사협력을 준 동맹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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