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덮어둔 역사진실 밝힌 서사시 미국의 식민지 규정등 이적 표현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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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948년4월3일을 기해 미군정치하제주도에서 일어났던 「4·3사건」을다룬 이산하씨의 장시 「한라산」이 「문학의 표현자유문제」를 놓고 치열한법정논쟁을 일으키고 있어 문단및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
올해로 4O주년을 맞는「4·3사건」의 진상을규명하려는 문단·학계·츨판계의 다양한 작업을측발시킨 결정걱 계기가되기도한 장시 「한라산」은 시인 이산하씨 (28· 본명 이상백·필명 이륭)가 지난해 3월 무크지『녹두서평1』 에 발표한원고지 2백강 분량의 강평연작시 제1부.
당시 「한라산」 은 「남한단독정부수림을 위한 5·10선거를 반대하는 제주도민의 항쟁과 이를 무차별 진압한 미군정및 토벌대의 대학살」 을 내용으로 하고있어 발표 즉시 필화사건을 불러일으켰다. 이 시와 관련, 지난해4월 녹두츨판사대표 김영호씨 (29) 와 편집장 신형식씨(28)가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된 이후올2월말 김씨가 깅역3년·집행유예 5년,신씨가 징역1년6개월·집행유예 3년으로 풀려나기까지 10여차례 공판을 통해 「법정사상논쟁」 을 벌인바 있다.
수배중이던 이산하씨는지난해 11월 11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됐고지난 21일의 제5차 공판에 이르기까지 「문학의 표현자유문제」 및「역사적 진실의 문제」 를 놓고 검찰측과 변호인측의 열떤공방전을 야기시켰다.
검찰측은 당시「한라산」이▲남한을 미국의 식민지 사회로 파악하고▲ 「제주4·3무장폭동」을 민족해방과 민주주의를 위한도민들의 항쟁으로 미화하는 한편▲이를 진압한 정부조치를 무차별한 주민학살극(7만5천명 학살)으로 묘사했으며▲인공기계양 여운형의 「건준」 를(후신인 조선인민공화국의깃발)을 찬양하는등 북한공산집단 활농에 동조하는 이적표현물 이라고 공소를 제기했다.
이에대해 훙성우· 안영도변호사등 변호인측은「한라산」 이 미국「존· 메릴」교수의 『제주도반란』 ,재일제주인 금봉현의 『제주도의 역사』 등 역사적기록에 입각한 작품이며,특히 「4· 3사건」당시 제주남로당은 북한정권수립이전 남한내 인구의 일개정파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학계에서는 금학준의원 (민정당) 이 「한라산」 이 공산주의를 찬양한 시라고만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 문단에서는 『시의 영역을 넓혔고 시적 형상화에도 성공하고있다』(시인 신경림), 『반공주의적편견을 벗어나 4O년간 은페되었던 4· 3사건의 진실에 접근했다』 (평론가황광수), 『현대사의 불명예스러운 매장국면을 문학적 역동성을 통해 파헤쳤다』 (시인 고은) 는등의 평가와 함께 민족문학작가회의등의 표현자유와 관련한 석방운동을 불러일으켰다.
저자 이산하씨는 「한라산」은 제주4·3사건을외세 분단논리에 대한 민족주의적 저항이라는 관점에서 시화한것』 이며『이시는 용공도,반공도 아닌 민족해방·통일지향의서사시일뿐』 이라고 주장했다.
이산하씨 (경희대국문과4년제) 는 82년 시동인지 『시운동』 을 통해 데뷔했으며,초기에는 형이상학적· 존재론적 작품성향을 보였으나 85년부터강렬한 현실비판의 시를써왔다.그의 부친은 그가 구속되자 이틀후 충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첫시집『불심검문시대』 (「한라산」이전 발표작품수록) 는 금주증 도서츨판 여명에서 출간된다.그는 지난 21일 징역4년을 구형받았으며,4월4일 있을 제6차 선고공판을 앞두고 문단및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기형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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