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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군침이 꿀꺽~막창·뭉티기·납작만두…대만 방송에 등장하는 대구10미(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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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5일 대구시 남구 안지랑 한 골목. 막창 가게 40여개가 500m 길이 골목에 모여 있는 곳이다. 골목 입구에 대만 종합케이블방송사인 ‘SCC위시중문대(衛視中文台)’ 촬영팀이 모습을 나타냈다. 오는 27일 대만에서 방영될 여행ㆍ미식 프로그램 ‘여행응원단’(旅行應援團)‘ 촬영을 위해서다. 이들은 ’대구편‘을 제작하면서 대구의 막창 요리를 촬영하고, 중구로 이동해 ‘따로국밥’과 ‘납작만두’도 촬영해 갔다.

오는 27일 대만 방송에 등장할 대구10미 #더위 이미지 탈피, '음식도시 대구' 만들기 #특이한 이름과 맛, 음식 모양에 입소문 #포털 '대구푸드' 하루 2만명 이상 방문

음식하면 대부분 ‘전라도’를 먼저 이야기한다. 대구는 음식보단 ‘더위’를 먼저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대구가 이 더위 자리에 막창·뭉티기·납작만두 같은 ‘대구10미(味)’를 집어넣겠다고 나섰다.

“우리끼리 알고 우리끼리 맛있게 묵고치아뿌자~”라는 대구만의 음식에서 벗어나 10미를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70명으로 이뤄진 전문 식객단을 구성해 맛을 검증하고, 음식 골목을 도심에 따로 꾸려 10미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따로국밥으로 불리는 대구육개장. [사진 대구시]

따로국밥으로 불리는 대구육개장. [사진 대구시]

10미의 시작은 매콤함과 얼큰함이다. 우선 ①따로국밥(대구육개장)이다. 따로국밥은 밥과 국을 따로 내어준다는 것에 유래 된 말이다. 따로국밥은 다른 지역의 육개장과 달리 사골과 사태를 밤새도록 고운 육수에 대파와 무를 넣고 고춧가루와 마늘을 넣어 얼큰하고 뒷맛이 달콤한 게 특징이다. 원래 대구탕(代拘湯)이 그 시초다. 개고기 대신 쇠고기 넣어 끓인 탕으로, 대구식 육개장이란 뜻이다. 서울에서 대구에서만 먹는 탕이라고 대구탕으로 처음 불렀다고 한다.

막창. [사진 대구시]

막창. [사진 대구시]

쫄깃한 식감에 고소한 ②막창이 대구를 대표하는 두 번째 음식이다. 막창은 1970년대 초 대구의 한 식당에서 소막창으로 찌개를 끓였는데 찌개에 넣는 막창을 연탄불에 구워 술안주로 올린 게 그 시작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소와 돼지 막창을 모두 먹는다. 막창은 굽기 전에는 매끈한 분홍색이다. 하지만 불에 구우면 노릇노릇해지고, 쫄깃한 식감의 고기로 변한다.

뭉티기. [사진 대구시]

뭉티기. [사진 대구시]

물컹한 식감을 가진 ③뭉티기(생고기)도 대구 10미다. 뭉티기는 칼로 ‘뭉텅뭉텅’ 고기를 썰어서 담아준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1950년 후반부터 대구에서만 먹는 요리다. 소 뒷다릿살을 칼로 크게 썰어 생고기로 참기름과 마늘, 고춧가루 양념에 폭 찍어 먹는 게 특징이다. 아이 손바닥만 하게 크게 고기를 썰어 양념을 따로 찍어 먹는 게 육회와 다른 점이다.

동인동찜갈비. [사진 대구시]

동인동찜갈비. [사진 대구시]

1960년대 대구의 한정식집에선 소갈비를 사서 가마솥에 푹 익혀 먹었다. 처음에는 소금에 찍어 먹다가 얼큰한 맛을 내기 위해 마늘과 고춧가루를 뿌려 익혀 먹었다. 대통령이 되기 전 박정희 장군은 대구시 중구 동인동의 한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마늘과 고춧가루를 뿌린 찜갈비를 먹었다고 한다. “이 맛이면 내다 팔아도 되겠다”고 칭찬을 했는데, 그게 지금의 ④동인동 찜갈비다. 찜갈비는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을 범벅해 만든다. 땀이 날 만큼 매콤하지만, 밥을 같이 비벼서 먹으면 고소한 맛도 난다.

납작만두.[사진 대구시]

납작만두.[사진 대구시]

무미(無味)에 고소하지도, 달콤하지도 않은 ⑤납작만두 역시 대구의 대표 음식이다. 얇고 둥근 만두피에 부추와 당면을 넣고 반달 모양으로 만들어 끓는 물에 삶은 뒤 다시 구워 간장을 뿌려 먹는 만두. 생긴 게 납작하다고 해 납작만두다. 한국전쟁을 전후해 대구에서 처음 먹기 시작한 음식이다.

무침회. [사진 대구시]

무침회. [사진 대구시]

여섯 번째 대구의 맛은 ⑥무침회다. 대구는 내륙지방이다. 바다가 없다. 싱싱한 활어를 맛보기 어렵다. 이에 오징어·소라·아나고 회를 무채, 미나리와 함께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을 넣어 버무려 낸 게 무침회다. 맵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야끼우동. [사진 대구시]

야끼우동. [사진 대구시]

10미 중 유일한 퓨전 요리인 ⑦야끼우동은 1970년대 대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의 하우면이 그 시초라고 한다. 한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하우면을 보고, 얼큰하고 매운 대구식 면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해 만든 것이 야끼우동이다. 고춧가루와 마늘의 매운 양념을 기본으로 양파ㆍ배추ㆍ호박ㆍ오징어ㆍ돼지고기 등을 넣어 센 불에 볶아내는 국물 없는 일종의 매운우동볶음면. 매운맛에 뒷맛은 달콤하다.

논메기매운탕. [사진 대구시]

논메기매운탕. [사진 대구시]

복불고기. [사진 대구시]

복불고기. [사진 대구시]

누른국수. [사진 대구시]

누른국수. [사진 대구시]

이밖에 소주를 부어 비린 맛을 없앤 얼큰한 ⑧논메기 매운탕, 고춧가루에 콩나물과 양파를 곁들어 매콤하게 볶아 먹는 ⑨복어불고기(복불고기), 멸치 국물에 부드러운 면으로 시원한 맛을 내는 ⑩누른국수도 대구의 10미다.

대구시는 10미를 소개한 포털 사이트 ‘대구푸드(daegufood.go.kr)’를 운영 중이다. 10미의 특이한 이름과 맛에 대해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하루 2만명 이상이 사이트를 찾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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