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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 "공천 경쟁자끼리 비방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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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 의원이 자기 비서를 도의원에 공천하기로 했다." "시의원 공천 신청자가 상습적 도박병이다."

검사 출신 김재원 기획위원장이 단장인 감찰단이 요즘 숨가쁘게 확인 중인 내용들이다. 감찰단 관계자는 "봇물 터지듯 전국 곳곳에서 투서와 진정이 밀려들고 있다"고 했다. 11일에는 감찰단이 경남도 공천심사위원 등에게 달마도 등 서화를 전달한 혐의에 대해 사실 확인 조사에 나서자 오근섭 경남 양산 시장이 탈당했다.

심지어 홍문종 경기도당 위원장 겸 공천심사위원장도 조사 대상이다. 2일 의정부 지역 광역.기초의원 후보들과 식사한 것을 상대 후보 측이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국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놓고 잇따라 문제가 터지고 있는 것은 중앙당이 기초단체장 등의 공천권을 시.도당으로 넘긴 이후의 일이다.

급기야 박근혜 대표가 단속에 나섰다. 일본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박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경쟁자들끼리 비방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내가 일본에 있는 동안 당에서 공천 문제와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서울 송파구를 전략지구로 지정했다. 허태열 사무총장은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전략 공천은 공천 잡음을 잡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이던 이유택 송파구청장이 10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는 등 지역에서 잡음이 생기자 전략 공천의 칼을 빼 들었다는 것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공천 관련 잡음이 들리는 선거구에 대해선 중앙당이 전략 공천이라는 카드를 언제든지 꺼내들 수 있다"며 "박 대표도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

◆ 전략 공천이란=당 최고위원 회의가 특정 선거구를 전략지역으로 지정하면 시.도당의 공천 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중앙당이 공천자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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