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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많은 상장사에 기업 사냥꾼들 군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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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국내 우량기업들이 쌓아놓은 풍부한 현금이 M&A(인수.합병)를 노리는 '기업 사냥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대우증권 유니버스(분석 대상 기업군)에 포함된 제조업체 146개사의 지난해 말 현재 현금 보유액은 모두 47조7000억원으로 2000년 말(19조9000억원)에 비해 178%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이 기간 조사 대상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4%에서 14.7%로 개선돼 돈을 은행에 맡긴 것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익을 냈다. 수익성은 크게 나아졌으나 설비투자와 배당에는 인색해 보유현금이 늘어난 것이다.

대우증권 이원선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현금 및 현금등가물.단기금융상품 등 현금성 자산이 2000년 보다 3배가량 급증했다"며 "현금을 많이 쌓아두고 있는 기업일수록 배당 여력이 높아 헤지펀드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비(非)금융업종 상장사들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보유현금이 많은 20대 우량 기업은 지난해 말 현재 33조4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 시가총액을 합친 수준이며 코스닥50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주식을 모두 사고도 10조원 정도가 남는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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