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새해를 맞아 새로운 대한민국의 개혁 원년을 선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 8개월은 적폐청산과 함께 새로운 나라를 향한 개혁과제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신년 기자회견서 현안 입장 밝혀 #“야당·언론, 최저임금 반대 위해 ‘을 대 을’ 싸움 부추겨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하는 세제개혁안 당론 제시할 것”
추 대표는 개헌과 관련해 “6·1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는 것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의 일치된 공약이었다”며 “약속을 지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약속을 깨겠다는 야당 대표들. 마치 30년 전 ‘호헌세력’과 ‘개헌세력’ 간 대결이 재현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1월 안에 당의 공식 개헌안을 확정하고 야당과의 협의를 시작하고자 한다”며 야당에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추 대표는 평소 지론인 지대(地代)개혁을 거듭 강조하며 보유세 강화 방침도 밝혔다. 그는 “논어와 목민심서에서 ‘불환빈(不患貧) 환불균(患不均)’, ‘백성은 배고픔보다 불공정한 것에 더 분노한다’고 했다”며 “‘땅’ 보다 ‘땀’이 보상받는 사회가 우리가 갈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종부세를 강화하는 한편 초(超)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는 경제 이슈와 관련해선 “소득 3만불 시대를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보수 야당과 보수 언론은 최저임금 (인상) 반대를 위해 사실을 왜곡하면서 ‘을 대 을’의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막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근 남북 대화 국면과 관련해선 “9년 간의 긴 빙하기를 끝내고 평화의 봄을 기다리며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론’을 주장하는 보수 야당에 대해선 “아무도 찾지 않는 냉전의 골방에서 나오라”고 촉구했다. 추 대표는 회견 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남북이 비핵화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무거운 것은 천천히 얘기하면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적폐청산도 빠뜨리지 않았다. 추 대표는 지방분권과 관련해 “생활 속 적폐를 철저히 가려내는 ‘청정 분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한 번도 바꿔보지 못한 곳에서 승리해 ‘지방 적폐’를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