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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위해 한반도는 2200만 년 전부터 준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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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평창동계올림픽 D-30을 맞아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편대가 평창.강릉 올림픽 경기장 상공을 비행했다. 블랙이글스 편대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 상공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마크를 그려 성공적인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기원했다. [중앙포토]

지난 10일 평창동계올림픽 D-30을 맞아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편대가 평창.강릉 올림픽 경기장 상공을 비행했다. 블랙이글스 편대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 상공에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마크를 그려 성공적인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기원했다. [중앙포토]

"다음 달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게 된 것은 지질학적으로 2200만 년 전 동해가 열리고, 태백산맥이 솟아오른 덕분입니다."

지질자원연 김현철 박사 등 국제학술지 논문 #2200만년 전 동해 열리면서 태백산맥 융기 #동고서저 지형 덕분에 스키도 올림픽도 가능

대한지질학회(학회장 이강근 서울대 교수)는 16일 '평창올림픽 개최지의 지질학적 비밀이 밝혀졌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2200만년 전 동해가 열린 것과 함께 태백산맥이 융기했고, 그에 따라 스키장 조성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대한지질학회는 지질학계의 유명 국제학술지인 '국제 지질학 논평(International Geology Review)'에 게재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지질'이란 논문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설명을 내놓았다.
이 논문은 일본 규슈대 조문섭 초빙교수, 미국 플로리다대 민경원 교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현철 박사 등이 작성했으며, 15일 인터넷에 공개됐다.

논문의 주요 내용은 2200만 년 전 아시아 대륙 주변부가 벌어지면서 동해가 만들어지고, 그 힘이 대륙 안쪽(서쪽)으로 전달되면서 태백산맥이 융기했다는 것이다. 만약 동해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태백산맥이 융기하지 않았다면 스키장은 구경도 못 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부근의 지질분포도 [자료 대한지질학회]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부근의 지질분포도 [자료 대한지질학회]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과 정선은 태백산맥의 대표적인 마을로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지질학계는 설명했다.
한반도 초기 고생대(약 5억 년 전) 지층을 '평창층군'과 '정선층군'이라 부를 정도다.
이 고생대 지층 위에 석탄기-페름기(약 3억 년 전) 지층이 쌓여 퇴적암을 이루고 있다. 이 퇴적암에 들어있는 석탄이 바로 우리나라 석탄산업을 발달시킨 주역이다. 활강 경기가 열리는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바로 이 퇴적암(사암)층에자리 잡고 있다.

 서울~원주~평창~강릉의 동-서 횡단면. 동고서저형 지형을 보인다. [자료 대한지질학회]

서울~원주~평창~강릉의 동-서 횡단면. 동고서저형 지형을 보인다. [자료 대한지질학회]

이런 퇴적암이 솟아오르고, 동고서저 형태의 지형을 이루게 된 데는 두 가지 힘이 작용했다.

먼저 2억5000만 년 전 중국 남부 대륙괴(Carton)와 중국 북부 대륙괴가 충돌할 때, 그 동쪽 연장선에 있는 한반도도 남북이 충돌했다. 그 여파로 거대 산맥이 만들어졌다. 당시 만들어진 거대산맥은 침식으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 힘은 태평양판 지각이 한반도-일본 대륙 밑으로 끼어들면서 작용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강릉-평창-원주-서울에 이르는 폭넓은 지역에 쥐라기 화강암이 분출됐다. 이때의 힘으로 인해 동해가 열리면서 한반도와 일본이 분리됐고, 태백산맥이 융기했다는 것이다.

이강근 대한지질학회 회장은 "이번 논문의 특징은 헬륨(He)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법을 이용, 쥐라기 화강암이 언제 지표로 노출됐는지를 측정해낸 것"이라며 "'국제지질학논평' 편집장이 논문의 인터넷 게재 일자를 평창올림픽 개막 시점에 맞추고 무료로 논문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호의를 베풀었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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