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쟁나면 부산으로"…평창올림픽 앞두고 자국민 대피 계획

부산 앞바다에 구름이 끼는 등 흐린 날씨를 보인 부산 해운대 앞 바다 수평선에 일본 대마도가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일본 정부가 한반도에 전쟁 등 유사사태가 발생하면 한국 거주 일본인을 쓰시마(對馬·대마도)섬으로 피난시키는 계획을 짜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한반도 유사시 자국인을 우선 각 지역의 대피소로 대피시키고 주한미군 등의 도움을 얻어 부산으로 집결시킨 후 다시 규슈(九州) 지방 등 일본 내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키는 시나리오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한국에 머무는 일본인은 6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피난 과정은 자위대보다는 주한미군 등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다. 자위대의 한반도 상륙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감을 고려한다는 취지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일단 부산에 모인 자국민들은 미국 군함에 탄 후 해상에서 자위대함으로 옮겨 타게 된다.

그러나 굳이 자위대함을 시나리오에 포함시켜야 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과 쓰시마의 거리가 50㎞에 불과한데, 미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면서도 굳이  외교적 마찰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시나리오가 실현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최근 쓰시마 지역을 현지 시찰해 숙박시설의 수용 가능 인원과 필요한 물·식량의 보급 방법 등에 대해 조사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 의사를 밝히는 가운데 일본의 이러한 대피 계획이 공개돼 일본이 실제로 전쟁 등의 유사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