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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해고 대신 '급여 인상' 결정한 울산 아파트 입주민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 울산 중구 리버스위트 아파트 게시판에 한 시민이 장미꽃과 함께 ’주민들 고맙습니다“라는 감사의 글을 부착해 놓았다. 오른쪽은 자료 사진. [사진 뉴스1]

14일 울산 중구 리버스위트 아파트 게시판에 한 시민이 장미꽃과 함께 ’주민들 고맙습니다“라는 감사의 글을 부착해 놓았다. 오른쪽은 자료 사진. [사진 뉴스1]

울산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경비원 해고 대신 "관리비를 더 내겠다"고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이 소식의 주인공은 울산 중구 태화동 주상복합아파트 리버스위트 입주민들이다.

이 아파트 자치회도 지난달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경비원 4명과 환경미화원 2명의 임금이 인상돼 입주민 관리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안내문을 공지하면서 두 가지 안을 내놨다. 첫 번째는 최저임금을 경비원과 환경미화원 급여에 적용하는 것, 두 번 째는 인원을 줄이고 휴게 시간을 조정해 급여를 현재에 맞추는 것이었다.

투표 결과 입주민의 68%가 급여 인상과 고용 유지에 표를 던졌고, 임금 인상분은 가구당 매달 9000원의 관리비를 더 내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경비원 자료사진. [사진 뉴스1]

경비원 자료사진. [사진 뉴스1]

주민자치회 측은 "입주민 상당수가 직장인이다. 이들 입주민은 우리 아파트가 직장인 경비원과 환경미화원들이 한 달에 1만원도 안 되는 돈 때문에 직장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주민자치회 투표에 참석하지 않은 입주민들도 투표 결과에 흔쾌히 동의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박금록(69) 주민자치회장은 "인정이 살아있는 아파트 공동체에 무게를 실은 입주민의 결정으로 평소 고생하는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경비원과 환경미화원들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들은 "입주민들이 우리를 한 식구처럼 생각해줘서 고맙다. 주민들의 따뜻한 결정에 보답하도록 더 편안하고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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