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사 고용 ‘눈 가리고 아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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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호 19면

Devil’s Advocate

고용노동부가 제빵사(제조기사) 5300여명에 대한 직접 고용을 지시하면서 촉발된 ‘파리바게뜨 사태’가 114일 만에 봉합됐다. 파리바게뜨는 본사와 가맹점주가 참여하는 자회사를 만들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자회사 소속 제빵사의 임금과 복지혜택은 몇년 안에 본사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긴장 요인은 여전하다. 임금인상으로 부담이 늘어난 가맹점은 수익 개선을 위해 빵값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제빵사 고용은 자회사가 승계하기로 했지만, 제빵사 교육과 관리를 맡았던 11개 협력업체에 대한 보상과 정리도 남은 불씨다. 애초에 노동부가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사를 불법 파견으로 보고 530억원의 과태료 부과를 예고한 것부터가 무리수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회사 설립은 파리바게뜨가 내놓았던 해법과 다르지 않다. 정부 여당은 “파리바게뜨가 불법 파견 문제 해결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무지시를 하면 불법 파견으로 보는 파견법과 가맹점 대상 교육과 훈련이 가능한 가맹사업법의 모순된 규정부터 손봐야 하지 않을까.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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