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의 ‘원심(원희룡)잡기’ 성공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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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 [중앙포토]

원희룡 제주지사 [중앙포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국면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의 행보가 관심이다. 현재 바른정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원 지사가 유일하다. 지난 9일 남경필 경기지사가 탈당을 선언하면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원 지사가 통합신당에 합류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거취를 놓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원 지사는 12일 두 차례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론적으로 고민이 더 필요하다”며 현재 통합신당, 한국당, 무소속 출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고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한국당에 대해 “이 정부가 실패해서 반사적으로 야당 지지가 돌아오지 않을까, 기다리는 모습 가지고는 도저히 안된다고 많은 국민들이 걱정한다”며 “최소한의 반성하는 모습, 거듭나려는 모습도 안보이니까 특히 50대 이하의 젊은 분들은 한국당을 ‘없어질 당’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에 대해서는 “보수 혁신인지, 중도 통합인지 깃발의 색깔이 불분명한 것 같다”며 “갈라진 야당층을 규합시켜 나가려면 좀 더 중심이 명확해야 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분산적이라 (통합이 성공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논의 과정이 제대로 공유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제대로 설명을 들은 적 없다”며 “동지로서 가려면 정치를 할거냐 말거냐의 가능성까지 전부 놓고 늘 의논하고 확인하고 규합하면서 가야한다”고 말했다.

 제주지사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는 일부 관측에 대해선 “저와 제 동지들도 결론이 없는 길을 한발 한발 가고 있는데 남의 얘기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쉽게 얘기할 수 있는지 참 궁금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원 지사와의 스킨십 차원에서 오는 19일 제주도 워크숍을 추진하다 이날 계획을 취소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신년인사차 제주도당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 입장에선 마치 바른정당과 한국당이 원 지사에게 ‘구애 경쟁’을 하는 것처럼 언론에 비쳐지는 게 좀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원 지사와 가까운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통화에서 “원 지사가 지향하는 보수개혁, 외연을 넓히기위한 중도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데는 저도 뜻을 같이한다”며 “원 지사가 고민하는 건 당연하고, 당도 그와 함께 고민해야된다. 그 길을 우리는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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