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 파업 중인 KBS 새노조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가 'KBS 사장' 제의를 받는 웃픈 상황이 벌어졌다.
정우성은 4일 KBS 새노조가 서울 영등포 CGV에서 개최한 영화 '강철비' 단체 관람 문화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의 사회를 맡은 KBS 새노조 측 아나운서는 정우성이 최근 KBS 뉴스에 출연해 KBS 정상화를 언급한 배경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정우성은 "처음부터 그런 발언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며 그날 KBS 정상화에 대해 언급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정우성은 "방송 날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보안 요원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다"며 "이 분위기는 뭐지? 왜 이렇게 삭막할까? 누가 누구의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 힘으로 제압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마침 인터뷰 질문지에는 '사회적 관심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정우성은 작가에게 "KBS 정상화에 대해서 얘기해도 되냐"고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위에 물어보겠다"는 것이었다. 정우성은 "'왜 검열하냐'고 했더니 작가가 무안했는지 '편안하게 말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방송에서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나운서는 "KBS 정상화 발언 뿐 아니라 KBS 새노조 응원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준 게 큰 선물이었다"며 "저희 노조원들이 이런 제안을 한다. 가볍게 들으면 안 된다. KBS 사장 하면 안되겠냐?"고 질문을 했다.
그러자 정우성은 입을 크게 벌리고 웃으며 고개를 푹 숙이고 한동안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저는 영화배우다. 영화에 충실히 임하겠다"며 "그 자리는 더 훌륭하시고 공영성을 살리실 분이 오실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저는 영화배우이기 전에 국민이고 KBS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한 발언을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하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인은 아니지만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기에 연예인은 어떤 발언을 할 때 조심하는 것이 여태까지의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제는 정당한 행동을 스스럼없이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후배 세대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