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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떨어지겠네"···정부 암호화폐 혼선에 與도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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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좀 떨어지겠네" 암호화폐 혼선에 여당서도 비판

빗썸 등 한국거래소 제외 여파로 줄줄이 하락하는 가상화폐 국제시세 [연합뉴스]

빗썸 등 한국거래소 제외 여파로 줄줄이 하락하는 가상화폐 국제시세 [연합뉴스]

“지지율 좀 떨어지겠어….”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직자가 12일 한 말이다. 전날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 방안을 놓고 “특별법 제정해 폐지”(법무부)→“거래소 폐지 확정된 사안 아니다”(청와대) 등 혼선을 빚은 것을 두고서다. 정부의 ‘입’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은 요동쳤고, 투자자들은 들끓었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암호화폐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추미애 대표나 우원식 원내대표 등은 모두 발언에서 개헌과 최저임금만 언급했다. 회의 후 기자들이 전날 부처 간 엇박자에 관해 묻자 “방향을 잡겠다. 손 놓고 있진 않겠다”(우 원내대표), “당정 협의를 준비해 논의하겠다. 조만간 발표하겠다”(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는 정도의 답을 내놨다.

여권 내에서 전날 혼선에 대해 공개적인 발언을 내놓은 건 박영선 의원 정도다. 이날 라디오에 나온 박 의원은 “매 드는 것보다 대화하는 게 아이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법무부 장관의 발언은 (암호화폐 열풍을) 범죄행위나 도박으로 보는 쪽에 너무 방점이 찍혀 있다. 거래소 폐쇄까지 들고나온 건 너무 많이 나간 것이다. 차라리 정부 인증 과정을 거쳐 거래소를 운영한다든지, 과세 하면서 구별하는 방법이 현명하다.”

민주당에선 일부 의원들이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법안 발의에 앞서 이달 말 가상화폐 토론회를 계획 중인 한 중진 의원은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합법화해야 한다”며“합법화를 해야 지하 경제도 잡고, 투기가 아닌 제대로 된 투자 개념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처 간 엇박자를 낸 것에 대해 “금융위는 금융 거래 질서의 안정성 차원에서 보지만, 법무부는 제2의 ‘바다 이야기’ 같은 투기 열풍에 대한 우려가 짙다”며“이 두 입장을 포괄하려면 위치추적 기술에 연동해 거래소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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