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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탓 아니다?” 가격 인상 업체가 밝힌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최근 가격을 인상한 롯데리아. [중앙포토]

최근 가격을 인상한 롯데리아. [중앙포토]

정부가 김밥·치킨·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상대로 최저임금이 오른다는 이유로 가격을 편법 인상하는지 조사하기로 한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가격을 올린 업체들이 “최저임금 때문에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2일 한겨레에 따르면 햄버거 단품 5개의 가격을 200~400원 올린 ‘모스버거’ 관계자는 “품질 향상 차원에서 햄버거 안에 들어가는 고기 패티를 30% 늘렸고, 빵도 더 촉촉하게 하는 등 제품 리뉴얼로 재룟값이 늘어나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제품 가격을 기존보다 500원 올린 ‘죽이야기’ 역시 “다른 경쟁업체보다 죽 가격이 500~1000원 저렴하다”며 “어느 정도 자리 잡았으니 가격을 맞추자는 요구가 나와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맹점 크기가 작아 아르바이트보다는 가족 경영이 많다”며 “최저임금보다 임차료 부담이 더 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놀부 부대찌개’는 7년 5개월 만에 7500원에서 79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놀부 관계자는 “그동안 누적됐던 임차료, 재료비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역시 “소비자 반감 등 부작용이 있어 최저임금 인상 하나로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며 “3년 동안 누적된 원재료·임차료·인건비 비용 상승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비슷한 이유를 전했다.

한편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제14차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에서 “정부는 특별한 인상 요인이 없는데도 가격을 올리거나, 인상 요인 대비 과다하게 가격을 올리는 등 편법적인 가격 인상 사례를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통해 가격을 인상하면 엄중히 조치하고, 외식 등 개인서비스 분야 불공정 가맹사업거래에 대한 감시 및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며 “김밥, 치킨, 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편승 인상 등에 대한 심층 원가분석, 특별물가조사, 가격 비교 등 소비자단체의 시장 감시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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