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추가 도발에 대비해 … 미, 관련 시설 공격 코피작전 논쟁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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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회담으로 열린 외교적 개막이 확대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2018년 중반 심판의 시간이 올 수 있다.”

WSJ “남북회담, 북·미 대화로 못 가면 #올해 중반 심판의 시간 올 수 있다” #미·일 “계속해서 최대한 대북 압박”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북한의 해빙 조짐이 있는 가운데 긴장도 함께 들끓고 있다”며 “실제 한반도 긴장을 줄이는 데 필요한 외교적 움직임은 북·미 대화 성사 여부”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개월 동안은 올림픽과 남북 회담으로 잠잠할 수는 있어도 군사적 분쟁이 일어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고 전했다. WSJ는 우선 남북회담은 북핵·미사일 개발로 조성된 긴장을 완화하는 외교 경로가 가능할 수 있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회담의 핵심 과제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넘어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간 적대감을 완화하는 조치 등 남측이 원하는 다른 의제들로 논의를 확장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군사적 긴장을 줄일 수 있는 북·미 대화 가능성은 두 나라가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북한은 대화에 앞서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 등 군사활동 중단을 선언하길 원하고, 미국은 대화의 목적이 단순한 핵 동결이 아니라 북한 핵무기의 완전한 제거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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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미국 행정부 관리들이 북한이 핵 및 미사일 시험을 할 경우 관련 시설을 제한적으로 공격해 김정은 위원장의 콧대를 꺾는 ‘블러디노즈(코피)’ 전략을 놓고 조용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게 현 상황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보여준다고 전했다. 미국의 제한적 공격이라도 북한이 비무장지대 인근의 장사정포 일제 발사로 서울에 보복할 가능성이 크고 핵무기를 사용할 위협도 배제할 수 없어 실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면서다.

예측 불가능한 마지막 변수, 와일드 카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그는 지난 6일 “적절한 시점에 우리도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전엔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더 큰 핵 버튼을 갖고 있다”며 ‘황소에게 붉은 깃발을 흔드는 격’의 트윗을 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쪽 방향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북·미 대화란 외교적 해법의 물꼬를 틀지 아니면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지가 결정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이날 남북회담에 앞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이 핵·미사일에 대한 기본 정책을 변경하는 것이 대화의 기본”이며 “이를 위해 미·일 양국이 계속해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이날 오전 매티스 국방장관과 30분간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대화에 대해 “두 사람은 (이번 회담이)대화를 위한 대화여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8일(현지시간)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이영희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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