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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스톤의 '키스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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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 전 총리에 '깜짝 키스'
샤론 스톤이 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총리의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아래 사진은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엘튼 존 에이즈 재단' 주최로 열린 자선 기금 마련 파티에 참석한 샤론 스톤의 모습. [텔아비브 AFP·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영화 '원초적 본능'으로 세계적 스타가 된 샤론 스톤(48.사진)이 9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동평화를 위해서는 누구와도 키스하겠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이 말을 한 직후 회견장에서 시몬 페레스(83) 전 이스라엘 총리의 볼에 키스했다. 그러곤 "중동평화,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이스라엘 사람이건, 팔레스타인 사람이건 누구에게라도 이렇게 해주겠다"고 애교 있는 제안을 했다.

페레스는 중동평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스톤은 페레스가 설립한 '페레스 평화센터' 초청을 받아 8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이스라엘을 방문 중이다. 그는 이번 방문이 "이.팔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동을 처음 방문한 그는 "감성적이고 섬세한 여성들이 평화협상에 보다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연설에서다. 그는 "지난 50여 년간 남성들이 평화협상을 주도했지만 별 결실을 못 보지 않았느냐"고 지적해 청중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스라엘에서 그는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9일에는 텔아비브 근교의 한 학교에서 아이들과 축구를 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함께 다니는 학교다. 제1회 이스라엘 여성 경제인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48번째 생일인 10일에는 페레스센터에서 '평화기금 마련 디너쇼'를 연다. 주최 측은 "스톤의 명성과 미소에 힘입어 참석자들이 적어도 1000달러씩의 수표를 남길 것"이라고 밝혔다.

스톤이 일정의 대부분을 페레스 총리와 동행하자 일부에서 "페레스가 28일 실시되는 이스라엘 총선에 할리우드 스타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페레스는 "평화를 위한 스톤의 활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방문이 이달 31일 이스라엘에서 개봉되는 '원초적 본능 2'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스톤은 "이 영화에서 나는 완전 나체로 나온다"라고 기자들에게 밝히기도 했다.

스톤은 영화 출연 틈틈이 인권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 왔다. 동성애자 권리 옹호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미 시민단체인 '인권 캠페인'이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에이즈 연구비 모금에도 열성을 보여 지난해 하버드대 재단이 주는 공로상도 받았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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