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건설중심 장세 되살아 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주가가 연5일째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종합주가지수는 다시 6백30선을 회복했다. 아직은 서로 몸을 사리는 형세여서 연초와 같은 북적거림은 없지만 금융·건설을 중심으로 매수세력이 조금씩 강해지고 시장을 휩싸던 불안심리도 다소 가시고있는 인상.
특히 정부의 금융산업 개편방침과 함께 금융주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제조업종의 전반적인 약세기조에도 불구하고 주가를 상승세로 돌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을 위축시켰던 통화환수 강화 및 상반기의 공급물량 과잉 등 대형악재가 상존해있어 본격적인 재상승 국면을 맞기에는 아직도 상당기간 힘을 쌓아야할 것 같다.
○…신규상장기업들의 인수업무를 유치하기 위해 증권회사마다 치열한 경쟁을 하고있다.
지난해 공개된 44개회사를 놓고 이미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인 결과는 인수건수 면에서는 대신증권 (8건)이, 금액 면에서는 대우증권 (발행액 4백82억원)이 각각선두를 차지했다. 올해는 1백여개 기업이 공개할 예정.
공개기업의 주간사회사 선정될 경우 짭잘한 수수료수입(공모금액의 3%선)을 올릴 수 있는 데다 대외공신력을 높일 수 있고 청약업무 과정에서 대주주 등과의 구좌거래 등을 유치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어 경쟁열기는 매우 높다.
「발행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주식인수가 각광을 받는 것은 주가가 크게 오르고 공개도 활성화되는 최근의 일로서 증권회사마다 상장대상기업을 점찍어두고 온갖 작전을 벌이는 모습들.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기업오너들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하거나 그룹차원에서의 바터조건, 적자가 많이 나는 회사채 발행인수 등의 조건 등. D증권에서는 이 달에 공개키로 한 D철강회사를 노리고 교섭을 벌여오다 인수업무가 또 다른 D증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게 되자 그룹총수 부인의 도움을 받아 상대방 결정을 번복시켰다는 후문이다.
지난1월말 공개한 D투금을 잡기 위해 L증권에서는 30억원이라는 거액을 D투금에 예금, 인수 수수료를 실제금리와의 차액형태로 되돌려주기도 했다.
또 요즘에는 수수료수입을 적자가 많이 나는 회사채발행조건으로 떠맡아 되돌려 주는 방법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S증권에서는 오는 7월께 공개예정인 P금속을 증권사사장이 재무부근무시절부터 잘 알았다는 인간관계에다 막대한 손해가 예상되는 1백50억원 회사채발행 인수를 맡는다는 조건을 제시, 다른 회사의 추적을 뿌리치기도 했다고.
○…재무부가 통화안정증권을 팔기 위해 BMF(통화채권펀드)판매를 증권사들에 강요하게 되자 증권회사 직원들이 힘에 겨운 목표액을 할당받는 수난(?)을 겪고 있다.
각 사마다 지원부서직원들까지 평균5천만원정도의 목표액이 주어져 자기 돈을 넣는 것은 물론 고객·친척 등에게까지 BMF구입을 사정하는 실정.
대신·동양·동서·대우 등 거의 대부분 회사가 BMF판매실적을 특별보너스지급과 연결시키거나 심지어 인사고과반영까지 내세우고있다.
대신증권에서는 남자직원에게 1억4천만원의 목표를 책정해 놓고 1등에게는 부부동반으로 7박8일간 일본연수를 시켜준다는 조건을 내세우기도.
단 50%미만 달성자에게는 특별보너스 지급이 한푼도 없을 것이라는 조건도 붙어 있다.
재무부는 증권사들에 이 달말까지 모두 1조원 어치의 BMF를 판매토록 할당했는데 지난15일 현재 판매실적은 모두 7천1백99억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