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과 분노』논란에 꼬리내린 배넌...“트럼프 주니어는 애국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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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알려졌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알려졌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AP]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이하 화염과 분노)』를 통해 불거진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진화하고 나섰다. 특히 그는 자신이 이 책을 통해 지난해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정보원들의 회동을 두고 “반역적”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와 트럼프 주니어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었다. 이들은 애국자다”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장남에 “반역적” 발언 관련..“그를 겨냥한 것 아냐” #“트럼프 부자는 좋은 사람들…의제 적극 지지” 진화 애써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배넌은 성명을 통해 “‘반역적’이란 발언은 해군장교 시절의 내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실은 트럼프 주니어가 아니라, 폴 매너포트 캠프 선대본부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매너포트가 러시아 정보원들이 교활한 사기꾼이며, 우리 편도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넌은 “트럼프 부자는 애국자이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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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칼럼니스트 마이클 울프가 펴낸 『화염과 분노』에 따르면 미 대선이 열리기 6개월 전인 2016년 6월 트럼프 주니어 등 대선 캠프 관계자들은 “힐러리 클린턴을 흠집 낼 정보가 있다”며 만남을 제안한 러시아 정보원들과 트럼프타워 25층 회의실에서 만났다. 이 만남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수사 중인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의 핵심이다.

지난 5일 발간된 『화염과 분노』 표지.

지난 5일 발간된 『화염과 분노』 표지.

책의 발췌록이 미리 공개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발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은 백악관을 나오면서 정신줄을 놓은 것 같다”고 비난했고, 트럼프 주니어 역시 “배넌은 전략가가 아니다. 기회주의자다”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이에 배넌은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가 세운 국가 의제를 위해 애쓰고 있다”며 “내가 운영하는 브레이트바트(극우 인터넷 매체)와 평소 연설 등에서 밝혔듯이, 나 역시 트럼프의 의제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 후보 시절의 트럼프를 칭송했다. 배넌은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을 꺾을 유일한 후보였다”며 “나 역시 트럼프와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지구적인 노력을 기울일 유일한 사람이다. 미국을 다시금 위대하게 만드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앞장서고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배넌은 “트럼프 주니어에 대한 부정확한 언론 보도에 해명이 늦어졌다”며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 1년을 맞는 이 시점에 대통령 업적에 관심이 줄었다는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느낀다”고 밝혔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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