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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생명 구하고 소화기로 불끈 대전 시내버스 운전기사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갑자기 쓰러진 중학생 심폐소생술로 구하고 소화기로 불이 난 승용차 진화하고…. 대전지역 시내버스 운전기사들 얘기다.

대전 시내버스 운전기사인 이병완씨(원)가 불이 붙은 승용차를 발견하고 버스에 비치된 소화기를 들고 달려가고 있다. [사진 대전시]

대전 시내버스 운전기사인 이병완씨(원)가 불이 붙은 승용차를 발견하고 버스에 비치된 소화기를 들고 달려가고 있다. [사진 대전시]

지난달 29일 오후 5시20분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의 한 도로를 운행하던 703번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춘만(54)씨는 버스 안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남학생을 발견했다.

이춘만씨, 버스에서 쓰러진 중학생 심폐소생술로 생명 구해 #이병완씨, 운행중 승용차 화재 발견하고 소화기로 진화도와

이씨는 버스를 세우고 달려가 학생의 상태를 확인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입술은 파랗게 변해 있었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던 긴박한 상황이었다.

심폐소생술로 중학생의 목숨을 구한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춘만씨. [사진 대전시]

심폐소생술로 중학생의 목숨을 구한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춘만씨. [사진 대전시]

이씨는 먼저 119에 신고하고 학생을 버스 바닥에 눕힌 뒤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3분가량 심폐소생술을 하자 남학생은 숨을 쉬기 시작했다. 희미하게나마 의식도 돌아왔다. 위기를 넘긴 학생은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지난달 27일에는 311번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이병완(56)씨가 동구 자양동 승강장 인근에서 승용차에 불이 난 것을 보고 버스에 비치된 소화기로 진화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씨가 신속하게 진화하지 않았다면 승용차가 폭발, 피해가 확산할 가능성도 높았다고 한다.

대전시는 매년 시내버스 운전기사 2235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실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신입 운전자는 2시간, 기존 운전자는 1시간씩이다. 의무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매뉴얼대로 행동하게 하는 게 교육의 핵심이다.

소화기로 승용차의 화재를 진화한 운전기사 이병완씨. [사진 대전시]

소화기로 승용차의 화재를 진화한 운전기사 이병완씨. [사진 대전시]

대전시는 이춘만씨와 이병완씨를 ‘1분기 시내버스 안전 및 친절 모범 운수종사자’로 선정, 표창장을 줄 예정이다. 대전에서는 지난해 1년간 시내버스 기사들이 시민 11명의 생명을 구했다.

양승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모든 운수종사자가 시민 안전 지킴이로 거듭나도록 시내버스 내·외부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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