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많은 것 이뤄” 자평… 위안부 합의 파기에 대해서는 “모든 게 가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백민경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라디오에서 “많은 것을 이뤘다”고 자평하고 “가장 많이 아쉬운 것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한 해를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에 대해서는 "모든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4강과의 관계 정리가 정상궤도에 올랐고, 4강을 넘어서 외교 다변화에 있어서도 신북방, 신남방 정책을 야심차게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북한이 평창에 오겠다 하는 소식은 우리로서 상당히 환영할 부분”이라며 “북한의 참여를 통해 더욱더 평창에 평화의 대전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외교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 첫 라디오 인터뷰에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서는 "뜻밖의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가 지속적으로 보냈던 남북한의 접촉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에 긍정적으로 호응했기 때문에 환영할만하다”고 평가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어느 정도 규모로 북한이 참여할 것인가 묻는 질문에는 “협의를 시작해 봐야겠다”면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등에 대해서도 마주보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대화를 시작해서)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도발을 분명히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에 나선다면 비핵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그런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강 장관은 특히 “한미공조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북핵 문제, 한반도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분명히 한미 간의 공조는 굉장히 긴밀하고 단단하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핵단추 내 사무실 책상 위에 있다”고 도발하자, 미 트럼프 대통령은 “내 핵단추는 김정은 핵단추보다 더 크고 강하며 작동도 한다”며 맞받기도 했다.

민대협(민주주의자주통일 대학생협의회)이 주최한 위안부 합의 폐기 촉구 집회가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평가한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일본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피해자, 또 그들을 지원해 온 단체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게 가장 큰 흠결”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가능한 한도 내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려고 한다”고도 말했다.

위안부 피해 당사자들의 요구로 합의가 파기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