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배터리 게이트’ 최초 고발자는 미국 17세 고등학생

중앙일보

입력

애플 '배터리 게이트'를 최초 고발한 17세 고등학생 타일러 바니(Tyler Barney). [사진 FOX17 방송화면 갈무리]

애플 '배터리 게이트'를 최초 고발한 17세 고등학생 타일러 바니(Tyler Barney). [사진 FOX17 방송화면 갈무리]

세계 곳곳에서 집단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는 애플 ‘배터리 게이트’ 사건의 최초 고발자는 미국의 17세 고등학생으로 확인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수명을 기준으로 인위적으로 성능을 낮췄다는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 사건을 최초로 밝힌 사람은 테네시 주(州)에 사는 고등학생 타일러 바니(Tyler Barney·17)라고 전했다.

평소 IT 제품에 관심을 가져온 바니는 자신과 형이 사용하는 아이폰6와 6S의 구동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에 의구심을 품고 곧바로 분석에 들어갔다.

여러 실험을 거친 바니는 성능 저하와 배터리 수명과의 인과성을 발견하고 이를 지난달 10일 소셜 뉴스웹사이트인 레딧(Reddit)에 올렸다.

바니는 이 글에서 “아이폰이 갑자기 느려졌다고 느꼈다면 배터리를 교체해 보라”고 제안하며 “아이폰 6, 6S, SE, 7 유저들은 최근 성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배터리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니의 글에는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용자들이 댓글을 달거나 공유했고, 일부 매체가 이를 보도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애플은 지난달 20일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iOS 업데이트를 통해 인위적으로 낮췄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애플은 배터리 부족에 따른 갑작스러운 ‘셧다운’(Shut-down)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자체 보상안을 내놨지만, 뒤늦은 고백이었다.

‘배터리 게이트’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만 24만2000여 명(2일 오전 10시 기준)이 넘는 소비자가 애플 집단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집단소송 가운데 최대 규모다.

또 호주의 경우에는 500만명이 집단소송에 참여했으며, 손해배상청구액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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