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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철도공사 사장 '동북아 미래포럼' 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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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앙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 공동주최로 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9차 '21세기 동북아 미래포럼'에서 이철 한국 철도공사 사장(왼쪽에서 셋째)이 '남북 및 동북아 철도 연결과 경제협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 길정우 본사 전략기획담당이사, 이 사장,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 회장. 김형수 기자

"철도를 이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기술적으로 언제라도 가능하다."

지난달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철 철도공사 사장은 7일 중앙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월례 '동북아 미래포럼' 조찬 강연회 연사로 나와 김 전 대통령의 6월 방북 문제와 관련, 이같이 말했다. '남북 및 동북아 철도 연결과 경제협력'이란 주제로 발표를 마친 이 사장은 질의에서 "북한 철도가 노후해 경의선이 평균 시속 60km, 개성~평양 구간은 40km밖에 속도를 못 내지만 상징적 의미의 시범운행을 못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철도를 이용하게 되면 이는 남북의 혈맥을 잇는다는 커다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또 6월 독일 월드컵 대회에 참가할 한국 응원단을 철도를 이용해 북한과 러시아를 거쳐 독일까지 보내는 '월드컵 열차' 운행 계획도 여전히 유효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3월 말까지 북한의 답이 있을 것으로 보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지난달 (나의) 평양 방문은 북한과 화차를 임가공 생산하는 사업 논의가 주목적으로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나 월드컵 열차 운행 등의 정치적 문제는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어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이유로 북한 내부 사정과 재원 조달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 사장은 "북한 측은 김일성 전 주석이 1994년 '남북 철도 연결 사업에 15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언급한 데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다"며 "그러나 체제 붕괴를 우려하는 군부가 부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게 커다란 장애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20억~40억 달러로 추산되는 북한 철도 개보수 비용 조달 방법과 관련, 우리나라가 러시아에서 받을 차관 중 일부를 철도 연결 비용으로 돌리거나, 북한이 소련에 진 채무(약 40억 달러로 추산)를 우리가 대신 갚아 주는 방법 등 다양한 구상이 제기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이해 당사국 어디에서도 공식적으로 제안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TKR- TSR 연결 사업 논의를 위한 남한.러시아.일본 3자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 사장은 4일 타결된 철도노조 파업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된 것은 정부가 철도공사에 자율권을 주고 일절 간섭하지 않은 것이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글=유철종 기자 <cjyou@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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