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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다 죽어. 빨리, 빨리, 창문 열어” 공개된 제천 참사 119 통화내역

중앙일보

입력

22일 오전 대형 참사를 빚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감식원이 화재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대형 참사를 빚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감식원이 화재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천 화재 참사 당시 2층 목욕탕에 있던 희생자가 119에 전화를 걸어 애타게 구조 요청을 하는 목소리가 공개됐다.

 28일 동아일보는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을 통해 당시 119 신고 내용을 보도했다. 다음은 21일 오후 3시 59분부터 시작된 통화 내역.

22일 오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소방당국으로 구성된 합동 현장감식팀이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층 여성 목욕탕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소방당국으로 구성된 합동 현장감식팀이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층 여성 목욕탕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났어. 불. 불.

=어디예요?

-빨리 와요. 불났어요. 빨리 와 찜질방.
=대비하세요. 빨리 대피하세요.

-대피할 데가 없다고. 빨리요. 빨리. 빨리. 어, 어떡해, 빨리요. 빨리, 왔어요? 빨리요. 빨리.
=예 출동하고 있어요.

-빨리요. 빨리 빨리. 왔어 왔어? 빨리. 다 죽어. 사람 다 죽어. 빨리. 빨리. 창문 열어. 창문 열어. 빨리. 죽어 사람. 죽어. 빨리.
=몇 층이에요? 몇 층? 몇 층?

-2층 여자. 여자. 빨리.
=알겠습니다.

-왔어? 안 왔어? 왔어 안 왔어? 왔어 안 왔어? 빨리요. 빨리.
=여탕은 지하에 있어요? 몇 층에 있어요. 지금?

-2층, 2층, 2층, 빨리. 빨리. 구해줘. 빨리. 구해줘. 빨리.
=알겠습니다.

-빨리 구해줘. 빨리. 2층, 2층, 2층
=2층요?

22일 오전 대형 참사를 빚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감식원이 화재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2일 오전 대형 참사를 빚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감식원이 화재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빨리 빨리. 숨 못 쉬어. 빨리 빨리. 우리 죽어. 빨리. 나 살아야 돼. 빨리. 아 어 빨리. 아저씨 빨리. 아저씨 빨리. 아저씨 아저씨. 빨리 살려줘.
=구조대 빨리 2층으로 여자 여자 2층

-빨리.
=몇 명 있어요. 몇 명?

-몰라. 빨리. 빨리. 10명 10명. 빨리.
=네 명요? 네 명?

-빨리 아저씨.
=예 알겠습니다.

-빨리 빨리. 아 빨리. 아 빨리. 아저씨. 아저씨. 살려줘. 살려줘. 살려줘. 아저씨 살려줘. 아저씨 아저씨 살려줘. 제발 제발 살려줘.
=여탕이죠? 여탕? 예 도착할 거예요.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에서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가스공사 등 합동감식반들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2층 목욕탕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에서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가스공사 등 합동감식반들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2층 목욕탕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살려줘.
=잠시만 기다려요.

-못 기다려. 빨리 빨리 살려줘. 아저씨 아저씨 살려줘.
=어디예요. 어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의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버린 비상구 입구에 손길 흔적이 남아 있다. 총 29명의 사망자 중 20명의 사망자가 이 곳에서 발생했다. [소방방재신문 제공=연합뉴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의 창고로 불법 전용돼 막혀버린 비상구 입구에 손길 흔적이 남아 있다. 총 29명의 사망자 중 20명의 사망자가 이 곳에서 발생했다. [소방방재신문 제공=연합뉴스]

-2층 2층 살려줘. 빨리 뭐해. 아저씨. 앞이 안 보여. 앞이 안 보여. 여자 탈의실
=예.

소방대원은 이날 오후 4시 43분에 2층 통유리를 깨고 여탕 내부로 진입했다. 통화가 시작된 지 44분이 지난 시각이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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