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끝났지만…사드기지 앞 반대운동 해 넘겨도 계속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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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경찰과 마주보고 서 있다. [사진 소성리종합상황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경찰과 마주보고 서 있다. [사진 소성리종합상황실]

"이 세상의 빛으로 오신 주님이 우리의 희망이요 소망이오니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어둠을 이기신 평화의 주님께서 사드와 그로 인한 군사적·외교적 긴장은 사라지게 하시고 평화만이 가득할 수 있도록 은혜를 더해 주옵소서."

25일 소성리 마을회관서 평화 기원 성탄예배 #"사드 배치 철회하고 한반도 평화 찾자" 주장 #사드기지 건설 관련 차량 여전히 막아선 이들

성탄절을 맞은 지난 25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3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성탄 예배를 올리고 있었다. 예배 참석자들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철회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사드 배치가 한반도에 군사적·정치적·외교적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결국엔 평화를 해친다는 주장이었다.

예배가 열린 소성리 마을회관은 성주 사드 기지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사드 관련 장비가 기지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육로다. 지난 4월 26일, 9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사드 체계가 반입되는 과정에서 이곳은 사드 반대 주민·단체 회원과 경찰 사이에 격돌이 벌어졌던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9월 6일 오후 11시50분쯤 경찰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모여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반대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진압 작전을 시작했다. 양측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성주=김정석기자

지난 9월 6일 오후 11시50분쯤 경찰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모여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반대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진압 작전을 시작했다. 양측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성주=김정석기자

미군이 지난 9월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사드 발사대를 설치해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군이 지난 9월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추가로 반입한 사드 발사대를 설치해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드 체계는 9월 8일 모두 배치가 완료됐다. 사드 1개 부대는 엑스밴드 레이더와 사드 발사대 6개로 구성돼 있다. 사드 체계가 반입될 때마다 경찰 수천 명이 투입돼 육로를 확보했다.

사드는 모두 배치됐지만 소성리 마을회관과 길목에 위치한 진밭교에는 여전히 천막이 설치돼 있다. 사드 철회를 주장하는 '지킴이'들이 머무르고 있는 천막이다. 지킴이들은 성주 사드 기지로 드나드는 차량 중 사드 기지 건설을 위한 인력이나 장비가 있으면 이를 막아서는 활동을 한다. 사드 부대 건설을 최대한 막겠다는 생각에서다.

성탄예배에 참석한 한 목사는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여기 한 사람도 없다. 우리가 끝날 때 끝나는 것"이라며 "무력으로, 경찰력으로, 억지 여론으로 사드를 여기 넣었지만 지금 제대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인부와 공사 자재를 못 들어가게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쌓이고 쌓여 성탄의 평화처럼 사드가 철회되고 정말로 사드 없는 대한민국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소성리 마을회관과 진밭교에서는 매일 집회가 열린다. 여러 종교들이 종교 행사도 연다. 소성리종합상황실 측은 "오늘도 이곳에는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세상의 평화를 위한 기도와 함께 이 땅의 평화를 위한 사드 철회 평화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종교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 소성리종합상황실]

지난 25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종교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 소성리종합상황실]

동지를 맞은 지난 2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이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지를 맞은 지난 2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이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사드 반대 운동은 해를 넘겨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오후에는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송싸영신' 토요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송싸영신'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에서 묵은해(舊)를 사드로 바꾼 말이다. 또 2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소성리 마을회관 옥상에서 사진 전시회도 진행한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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