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포브스가 선택한 이 남자, 알고보니 송혜교 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에릭 녹 파

에릭 녹 파

홍콩계 여행 스타트업인 클룩(KLOOK). ‘계속 탐험하다’(Keep Looking)라는 뜻을 가진 이 회사는 여행 애플리케이션(앱) 기업이다. 이용자가 매달 100만 명(예약자 기준)에 달하는데, 3만 개의 주요 관광지와 각종 여행 정보가 앱에 담겨 있다.

여행 앱 ‘클룩’ 창업자 에릭 녹 파 #‘30세 이하 아시아인 30명’ 선정 #설립 3년 만에 1억 달러 투자 유치 #“한국 명소 해외 관광객에 알릴 것”

만약 서울에 처음 오는 외국인이 이 앱에서 ‘서울’을 클릭하면, 남산타워·롯데월드·에버랜드 등 서울과 수도권 명소의 정보가 제공된다. 이용자는 몇 번의 클릭으로 여행 일정을 쉽게 짤 수 있고, 앱을 통해 할인가로 예약까지 할 수 있다. 이미 클룩은 국내 젊은 층 사이서도 꽤 알려져 있다. 한국의 클룩 앱 이용자는 전체 이용자의 약 10% 수준인데, 홍콩 현지 앱 이용자(전체 15~20%)에 비해 두 번째로 많다.

이 회사의 창업자는 에릭 녹 파(30·사진). 모리셔스 현지 사업가였던 홍콩인 부모를 둔 그는 홍콩계 모리셔스인이다. 올해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베스트 아시아인 30명 명단(기술 소비자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등 차세대 젊은 사업가로 주목받고 있다.

구글·애플 한국지사와 업무 협의차 최근 방한한 녹 파는 중앙일보와 만나 “해외 젊은 층에 K팝 등으로 유명한 한국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크게 발전한 나라”라며 “(앱을 통해) 한국 유명 산업·관광지를 발굴하고 해외 관광객에게 알리는 등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녹 파가 여행업을 하게 된 계기는 유년 시절 경험에 있었다. 그는 “모리셔스는 유럽인에게 유명 관광지로 꼽혔지만, 관광지 요금과 상품 가격이 투명히 관리되지 않은 탓에 관광객이 턱없이 비싼 요금을 지불하는 등 불이익을 보는 사례가 많았다”며 “이때부터 ‘저렴하면서 편리한 여행’에 대한 고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글로벌 금융사인 모건스탠리에서 관광산업 분석을 맡았다는 그는 “세계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었음에도 해외 여행객이 꾸준히 늘어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녹 파가 지인과 함께 클룩을 설립한 건 지난 2014년이다. 모바일 바우처, QR코드 서비스 등 독창적인 IT 서비스를 내세워 호평을 얻었다. 현재까지 1억 달러(1077억원)의 누적 투자액을 유치했다.

그는 한국 문화에 친숙하다. 부모의 고향(홍콩) 외에 처음으로 방문한 아시아권 국가가 한국이다. 중학생 때 한국 드라마 ‘가을동화’(2000년)를 시청한 뒤로 배우 송혜교의 팬이 됐다. 그는 “한국에 올 땐 잊지 않고 순두부찌개를 먹는다”고 말했다. 2박3일 간 서울에 머물다 출국한 그는 한국의 ‘예비 CEO’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녹 파는 “창업을 꿈꾼다면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조진형 기자, 사진= 신인섭 기자 enis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