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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에 반한 30살 홍콩계 여행업 사장...“불황에도 여행객 늘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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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클룩 창업자 에릭 녹 파. 금융인 출신인 그는 모리셔스 화교 출신이다. 신인섭 기자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클룩 창업자 에릭 녹 파. 금융인 출신인 그는 모리셔스 화교 출신이다. 신인섭 기자

홍콩계 여행 스타트업인 클룩(KLOOK). ‘계속 탐험하다’(Keep Looking)는 뜻의 사명(社名)인 이 회사는 여행 애플리케이션(앱) 기업이다. 앱 이용자가 매달 100만 명(예약자 기준)에 달할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3만 개의 주요 관광지, 여행 정보가 이 앱에 담겨 있다.

홍콩 여행 스타트업 클룩의 에릭 녹 파 방한 #포브스가 선정한 유망한 30세 기업가 #설립 3년만에 1억 달러 투자액 유치 #“가을동화 시청한 뒤로 송혜교 팬”

만약 서울에 처음 오는 외국인이 이 앱에서 ‘서울’을 클릭하면, 남산타워·롯데월드·에버랜드 등 서울과 수도권 명소 정보가 제공된다. 몇 번의 클릭으로 여행 일정을 쉽게 짤 수 있고, 앱을 통해 할인가로 예약까지 할 수 있다. 클룩은 국내 젊은 층 사이서도 꽤 알려져있다. 한국의 앱 이용자가 전체 앱 이용자의 약 10% 수준인데, 이는 홍콩 현지 앱 이용자 숫자(15~20%)에 비해 조금 낮은 수준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는 에릭 녹 파(30). 모리셔스 현지 사업가였던 홍콩인 부모를 둔 그는 홍콩계 모리셔스인이다. 올해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베스트 아시아인 30명 명단(기술 소비자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등 차세대 젊은 사업가로 주목 받고 있다.

구글, 애플 한국지사와 업무 협의차 최근 방한한 녹 파는 중앙일보와 만나 “해외 젊은층에 케이팝(K-pop) 등으로 유명한 한국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크게 발전한 나라”라며 “(앱을 통해) 한국 유명 산업·관광지를 발굴하고 해외 관광객에게 알리는 등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다 출국한 에릭 녹 파. 신인섭 기자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다 출국한 에릭 녹 파. 신인섭 기자

녹 파가 여행업을 하게 된 계기는 유년 시절 경험에 있었다. 그는 “모리셔스는 유럽인에게 유명 관광지로 꼽혔지만, 관광지 요금과 상품 가격이 투명히 관리되지 않아 관광객이 턱없이 비싼 요금을 지불하는 등 불이익을 보는 사례가 많았다”며 “이때부터 ‘저렴하면서 편리한 여행’에 대한 고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글로벌 금융사인 모건 스탠리에서 관광산업 분석을 맡았다는 그는 “세계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었음에도 해외 여행객이 꾸준히 늘어난다는 것을 느꼈다. 이때부터 여행업에 뛰어들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녹 파가 지인과 함께 클룩을 설립한 건 지난 2014년이다. 당시 ‘시드 머니’(종잣돈)는 17억원에 불과했지만 모바일 바우쳐, QR코드 서비스 등 독창적인 IT 서비스를 내세워 호평을 얻었다. 현재까지 1억 달러(1130억원)의 누적 투자액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큰 인기를 모았던 배우 송혜교(35). 에릭 녹 파는 그의 팬이다. [중앙포토]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큰 인기를 모았던 배우 송혜교(35). 에릭 녹 파는 그의 팬이다. [중앙포토]

그는 한국 문화에 친숙하다. 부모의 고향(홍콩) 외로 첫 방문한 아시아권 나라가 한국이다. 중학생 때 한국 드라마 가을동화(2000년)를 시청한 뒤로 배우 송혜교의 팬이 됐다. 그는 “한국에 올 땐 잊지 않고 순두부찌개를 먹는다”고 말했다.

2박3일 일정으로 서울에 머물다 출국한 그는 한국의 ‘예비 CEO’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녹 파는 “한국은 스타트업을 꿈꾸는 젊은이가 많은 나라”라며 “창업을 꿈꾼다면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Think globally, Act locally)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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