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파, 홍심(洪心) 업고 한국당 신주류 부상하나…바른정당에도 추가탈당 손짓

중앙일보

입력

홍심(洪心)을 업은 자유한국당 복당파의 보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당의 주요 보직은 복당파 출신들이 하나 둘 꿰차면서 당 일각에서는 이들을 ‘신주류’로 부르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당선된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해 홍문표 사무총장, 장제원 수석대변인, 박성중 홍보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김용태 의원은 당 제2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이 1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이 1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당이 맡은 국회 주요 상임위원장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넘겨달라고 요구 중인 운영위원장은 조만간 정우택 전 원내대표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로 교체될 예정이다. 또 국방위원장과 정무위원장은 각각 김학용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맡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지난 17일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 김성태(서울 강서을)ㆍ정양석(서울 강북갑)ㆍ이진복(부산 동래)ㆍ강길부(울산 울주)ㆍ김영우(포천-가평)ㆍ홍철호(김포을)ㆍ여상규(사천-남해-하동) 의원의 지역구를 맡고 있던 원외 당협위원장이 커트라인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구는 복당파 의원들에게 다시 넘겨질 예정이다.

바른정당 의원 8명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홍철호·김용태·강길부·이종구·김영우·황영철·김무성·정양석 의원(왼쪽부터) 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들은 8일 바른정당에 공식 탈당계를 제출하고 다음날인 9일 자유한국당 복당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바른정당 의원 8명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홍철호·김용태·강길부·이종구·김영우·황영철·김무성·정양석 의원(왼쪽부터) 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들은 8일 바른정당에 공식 탈당계를 제출하고 다음날인 9일 자유한국당 복당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를 바라보는 당내에선 곱지 않은 시각도 특히 그간 당의 주류를 형성했던 친박계에선 박탈감이 적지 않다.
23일 친박계의 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정작 대선 때 홍준표 후보를 지켰던 것은 우리였는데, 어려울 때 당을 버렸던 사람들이 더 대우받는 상황을 보고 있자니 울화가 터진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홍 대표가 복당파를 우군으로 흡수하면서 당이 친박계에서 친홍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내년 초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의 추가 당 정비 작업까지 마무리되면 비홍ㆍ반홍 그룹은 더욱 쇠락하고 홍 대표의 친정체제가 견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강특위는 당무감사에서 통과한 당협위원장에 대해서도 추가 교체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당무감사 때 구제받지 못한 나머지 복당파 의원들이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지난 5월 3일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 유세. 친박계인 김희정 전 의원(왼쪽 첫번째)과 유기준 의원(왼쪽 두번째)은 최근 당무감사 결과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에 올랐다. 송봉근 기자

지난 5월 3일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 유세. 친박계인 김희정 전 의원(왼쪽 첫번째)과 유기준 의원(왼쪽 두번째)은 최근 당무감사 결과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에 올랐다. 송봉근 기자

이런 한국당의 움직임은 바른정당의 추가 탈당도 유도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주요 당직과 당협위원장 복귀 등에서 ‘탈당’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당무감사에서 인천 서구갑과 평택을 당협위원장이 탈락한 배경을 두고도 이런 해석이 나왔다. 해당 지역은 이학재ㆍ유의동 바른정당 의원의 지역구다. 실제로 한국당에선 바른정당에서 1~2명 가량 추가 복당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2명 이상의 바른정당 의원들이 내년 1월 초순에 복당할 것으로 짐작된다”며 “또 두 광역단체장이 복당 의사를 타진해 온다면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성 한국당 부대변인은 23일 “가식과 탐욕으로 가득한 ‘유승민 노예’에서 빨리 탈출하라. 기생정당에서 빨리 탈출해 신(新)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한국당으로 오라”며 “이제 샛문도 닫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노골적으로 탈당을 독려하기도 했다.
 반면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남은 11명 의원들은 대단히 견고하다”며 “한국당은 홍준표 사당일 뿐 보수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그에 동참할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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