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 대상’ 사우디 갑부왕자 보석금 최소 6조4000억원

지난달 부패 혐의로 전격 체포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탈랄(62) 왕자의 보석금이 최소 60억 달러(약 6조4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당국과 알왈리드 왕자는 이 같은 조건을 포함한 석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지난달 초 사우디 실세 왕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32) 제1 왕위계승자 겸 국방부 장관이 시작한 반부패 숙청 드라이브로 체포된 수십명 중 한 명이다. 현재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5성급 리츠칼튼 호텔에 감금돼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자산이 187억 달러(약 20조1960억원·포브스 기준)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으로 세계 57번째 갑부로, ‘아랍의 워런 버핏’으로 통한다. 이 때문에 자유를 얻는 대가도 최고액이라고 WSJ은 전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자신이 소유한 회사 킹덤홀딩스를 내놓는 문제를 정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경영권 유지를 강력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킹덤홀딩스의 현재 가치는 87억 달러(약 9조3천960억원)에 달한다. 트위터, 포시즌 호텔, 유로디즈니 등에 투자하며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알왈리드 왕자 체포 후 시가 총액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가 증발했다.

사우디 관리들은 “지난달 체포된 왕자와 전ㆍ현직 장관들을 처리하면서 당국이 수백억 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압둘라 전 국왕의 아들로 한때 왕세자 직을 놓고 현 모하마드 왕세자와 경쟁한 것으로 알려진 무타이브 빈압둘라(65) 왕자도 10억 달러(약 1조800억원) 이상을 내고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