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창업] 10평 커피숍이 문닫은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서울 석촌동에서 10평 규모의 천연화장품 매장을 운영하는 차봉덕(左)씨가 손님에게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2003년 8월 서울 역삼동에서 1억원을 들여 10평 규모의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을 열었던 정모(38)씨는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오픈한 지 4개월 만에 주변에 대형 유명 브랜드의 커피 전문점이 세 개나 더 들어선 데다 11월 중순부터 날씨가 추워지면서 손님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매장 안으로 고객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점포가 비좁아 경쟁 점포에 밀렸다. 그는 "직장인이 많이 오가는 지역이라 커피와 샌드위치 테이크아웃 판매가 잘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점포 크기 선정을 잘못해 이처럼 실패하는 사례가 숱하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우선 가맹점을 늘려 보자는 욕심으로 점포가 다소 작더라도 입점을 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테이크아웃 업종이라고 해서 무조건 작아도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적정 규모의 점포를 알아보는 일반적인 방법은 투자 대비 수익률을 따져 보는 것이다. 투자 대비 월평균 예상수익률이 최소 3%는 넘길 수 있는 크기의 점포가 좋다.

소형 점포가 좋은 업종=10평 이하 소형 점포에서는 인건비 등 고정 지출비 부담이 적은 업종을 해야 한다. 서울 석촌동 송파대로변에서 천연화장품 전문점 '베로니떼(www.veronitte.co.kr)'를 운영 중인 차봉덕(44.여)씨는 같은 자리에서 10평짜리 매장을 6년째 꾸려 가고 있다. 지난 5년간은 양말과 속옷 전문점으로 재미를 봤고, 3개월 전부터는 베로니떼의 간판을 내걸었다. 그는 "자리가 좋아 월 임대료가 비싼 편이지만 인건비가 안 들어가는 업종만을 선택해 왔기 때문에 월평균 고정비가 아무리 많아도 25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평 이하의 매장이라면 여성 혼자 할 수 있는 업종 중 객단가(손님 1인당 매출)가 높은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차씨는 월평균 1500만원의 매출에 500만원가량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10평 이하의 점포로 할 수 있는 업종은 화장품.주얼리.팬시.액세서리.의류.반찬 전문점과 꽃집 등이 있다. 또 창업자 개인의 기술이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템들은 점포가 굳이 클 필요가 전혀 없다. 외식업인 경우 테이크아웃 업종 중 아이스크림 전문점, 토스트 및 햄버거 전문점, 꼬치 및 핫도그점 등과 각종 배달 전문점, 그리고 소형 분식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아이스크림처럼 매장에서 바로 떠서 주는 것이 아니라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서 주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이나 피자 배달 전문점처럼 주방이 다소 큰 면적을 차지하는 배달 전문점은 최소 15평 이상은 돼야 한다.

중형 점포가 좋은 업종=경기도 분당에서 지난해 11월 1억6000만원을 투자해 38평 규모의 피부.몸매관리 전문점을 연 안성남(51.여)씨는 점포 크기를 적당하게 확보한 경우다. 창업자금이 달려 20평형대의 점포를 장만해 볼까 고민했지만 피부.몸매 관리 전문점은 최소 30평은 돼야 경쟁력이 있다는 본사의 말을 믿고 돈을 더 빌려 투자했다.

안씨는 "피부관리나 다이어트 전문점의 경우 고객들이 몰리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고, 한번 오면 최소 1시간은 머물기 때문에 점포가 비좁아선 불리하다"고 말했다.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꾸며진 안씨의 점포는 창업 4개월 만에 자리를 잡았다. 강병오 대표는 "피부.몸매관리 전문점은 35~40평 정도가 생산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가격파괴 고깃집의 경우 30평 내외의 중형 점포가 좋다. 박리다매로 어느 정도 매출을 올려야 수익이 나는데 점포가 너무 작으면 매출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고, 반면에 너무 크면 투자 대비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새벽녘까지 손님이 꾸준히 들어오는 업종은 점포가 다소 작아도 무방하다.

대형 점포가 좋은 업종=점포가 클수록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아지는 업종은 40~50평 이상의 대형 점포를 확보해야 한다. 점포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크면 매출액 증가율이 떨어져 투자 대비 수익률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점포가 크면 클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업종도 있다. 점포가 크든 작든 비용 지출이 비슷한 고시원.독서실.PC방.노래방 등이 대표적이다. 노래방의 경우 낮에는 거의 손님이 없고, 보통 오후 9시부터 오전 1~2시까지 손님이 집중되기 때문에 점포가 커야 그 시간대에 매출을 집중적으로 올릴 수 있다. 이 밖에 객단가가 높은 음식점이나 오랫동안 앉아서 술을 먹는 고깃집 등은 대형 점포가 유리하고, 점심과 저녁 식사 때 손님이 몰리는 전문 음식점도 대형 평수가 좋다. 주류 전문점이 지하나 2층 이상으로 들어갈 때는 반드시 중.대형 평수라야 고객 흡인력이 높아진다.

서경호 기자

점포크기를 정할 땐 이런 점 고려하세요

1. 투자액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점포 크기를 계산하라.

2. 창업자금이 부족하다고 점포 크기를 너무 줄여서는 안 된다. 투자액 대비 월 평균 예상수익률이 최소 3%는 되는 점포가 좋다. 경쟁점포에 비해 작은 점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이 떨어진다.

3. 너무 큰 점포도 업종에 따라서는 과잉투자가 될 수 있다.

4. 점포가 작아도 충분하다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말에 현혹되지 말라.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는 본사가 꽤 있다.

5. 테이크아웃 업종도 점포 크기가 너무 작아선 안된다.

6. 10평 이하의 소형 점포는 인건비 및 기타 경비가 적은 업종은 골라야 한다.

7. 가격파괴 고깃집은 30평 내외의 중형 점포가 좋다. 점포가 너무 작으면 매출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고, 너무 크면 투자 대비 수익률이 떨어진다.

8. 점포가 클수록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아지는 업종, 즉 음식점이나 오랫동안 앉아서 술 먹는 고깃집 등은 40~50평 이상의 대형 점포가 좋다. 점심과 저녁 식사 때 손님이 집중하는 전문 음식점도 대형 평수가 유리하다.

9. 주류 전문점 등이 지하나 2층 이상에 있을 때는 반드시 중·대형 평수라야 고객 흡인력을 높일수 있다.

10. 새벽녘까지 손님이 꾸준히 들어오는 업종은 점포가 다소 작아도 무방하다.

자료: ㈜FC창업코리아(www.changupkorea.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