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그림 에세이 '꽃과 영혼의 화가 천경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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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과 함께 출간되는 천경자의 그림 에세이는 그림이 탄생하기까지 작품 속에 얽혀 있는 사연을 따라가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천경자 그림은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전설 같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그 탄생 배경들을 알고 나면 훨씬 풍부하게 이해된다.

천경자의 예술을 다른 이들의 작품과 구별짓게 하고 그만의 개성으로 자리잡게 만든 꽃과 여인의 이미지, 고독, 슬픔 등의 정조를 수필가로서도 유명한 천경자 씨의 글과 그림으로 감상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에세이이다. 각 장은 주제별로 가족과 예술, 여행, 주변 인물들로 나누어 시대별, 주제별로 그의 그림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탄생되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천경자 제2의 예술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스케치 여행 후 탄생한 다수의 작품들이 실려 있어 여행지에서의 경험이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살펴볼 수도 있다.

4장의 향기로운 인연들 편에는 천경자가 교류한 예술가들과의 사연이 들어 있어, 당대 예술과들의 면면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이번에 출간되는 그림 에세이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모기장 안의 쫑쫑이>, <어느 좋은 날> 등 다수의 작품들이 수록되었으며, 표지에 쓰인 <황금의 비>, <누가 울어> 등 천경자 씨가 소장하고 있는 대표작들과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드로잉 작품들이 실렸다.

■ 지은이 : 천경자(千鏡子)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고,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재학 시절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조부>, <노부>를 출품해 연속 입선하면서 일찍이 화가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1952년 뱀 그림 <생태>를 발표하여 화제를 모았다.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을 벗어나 문학적, 설화적 면을 강조해 여인의 환과 꿈·고독을 환상적인 색채의 화풍으로 구사했다. 특히 세계일주를 하면서 제작한 여행풍물화는 천경자만의 그림 에세이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55년 <정(靜)>으로 대한미술협회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은관문화훈장, 예술원상, 3·1문화상, 서울시 문화상, 오월문예상 본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1954~1974년 홍익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예술원 회원, 국전운영위원, 미술대전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1998년 소장하고 있던 전 작품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여 ‘천경자실’에 상설 전시되어 있다. 1998년 이후 현재까지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저서로는 자서전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와, 수필집 《여인소묘》, 《한》, 《천경자 아프리카 기행 화문집》 등이 있다.

■ 정가 : 12,000원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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