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겨울스포츠"불씨" 일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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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나라는 그런 대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빙상의 배기태(배기태)는 세계적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끝에 5백m에서 5위를 차지했으며 1천m에선 9위에 랭크됐다.
우리 나라의 동계올림픽 출전 40년 사상 10위 이내에 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관규(김관규) 유선희(유선희) 김영옥(김영옥)등 다른 선수들도 중하위권에 머물긴 했지만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역주했다.
또 비록 시범종목이라 할지라도 차기대회에서의 정식종목 채택이 유력시 되는 쇼트트랙에서 김기훈(김기훈) 이준호(이준호)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다. 동양 권 선수들에 유리한 쇼트트랙의 집중육성에 힘 기울일 때다.
우리 나라 동계스포츠의 현주소는 아직도 세계수준과 견줄 수 없을 만큼 크게 낙후돼 있다.
그러나 적어도 빙상에서만큼은 우리도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스키도 상위권 진입엔 역부족이나 50%이내 중위권을 확보함으로써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알파인의 경우 전체의 40∼45%선의 성적을 보였고 노르딕서는 50위권 밖으로 밀려 부진한편.
아뭏든 어렵게 지핀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피워나갈 것인가- 이것이 바로 이번 대회가 우리 나라 동계스포츠계에 던져준 과제다.
스포츠의 경기력 향상은 풍부한 저변인구와 시설확충이라는 두 수레바퀴에 의해 이루어진다.
우리 나라 겨울스포츠의 현황을 살펴보면 수백개의 천연·인공링크와 수만의 경기인구를 가진 선진외국과는 커녕 일본·중공 등과도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
불리한 자연환경에다 국내 도입역사가 짧은 스키는 그렇다 치더라도 60년 전통의 빙상이 왕년의 영화를 잃고 국내 단 한군데의 링크와 등록선수 2백∼3백명으로 근근이 명맥만 잇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북쪽 부자나라들만의 대회로 여겨졌던 동계올림픽은 이제 하계올림픽 못지 않은 국력경쟁의 무대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 나라도 이체 하계종목과 함께 겨울스포츠 종
목에도 눈을 돌려야한다. <이민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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