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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엽 한 방에 '오 … 승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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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시아 1위 한국!

'국민타자' 이승엽(30.요리우리 자이언츠)이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역전 홈런을 쏘아올리며 한국에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1라운드 1위를 안겼다. 일본 왕세자, 일본 야구의 상징 나가시마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때린 홈런. 도쿄돔에 운집한 3만353명의 관중을 모두 침묵으로 빠져들게 하는 얼음송곳 같은 한 방이었다.

이승엽의 홈런과 '야구 9단' 구대성(한화), '국민의 에이스'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어지는 한편의 짜릿한 역전 드라마. 한국 야구는 아시아 최강이라는 자존심을 안고 미국으로 향한다.

이승엽이 5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WBC 1라운드 최종전에서 1-2로 뒤지던 8회초 1사 1루에서 일본 투수 이시이의 5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통쾌한 역전 2점 홈런을 때렸다. 한국은 이승엽의 시원한 역전 홈런에 힘입어 일본을 3-2로 제압, 3전 전승을 거두고 대회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승엽은 이날 3회 2사 만루, 5회 2사 1, 3루의 찬스에서 범타로 물러났지만 세 번 쓰러지지 않았고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승엽은 "이 경기에서 지면 내 책임이라는 각오로 타석에 들어섰다. 꼭 팀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중력이 생겼고 좋은 타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선발 김선우가 흔들리며 0-2로 끌려갔지만 포기하지 않고 일본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4회말 2사 만루에서 나온 우익수 이진영(SK)의 다이빙캐치는 불리하던 경기를 한국 쪽으로 끌어오는 기폭제였다.

▶김인식 한국 감독=투수진이 일본 타자들을 잘 봉쇄한 데다 이진영이 4회 중요한 수비를 해준 것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마무리는 경험이나 경기의 중요도 등을 감안할 때 큰 무대에서 활약한 박찬호가 낫다고 판단해 올렸다.

▶오사다하루 일본 감독=일본 선수들이 못했다기보다 한국 선수들이 잘했다. 특히 한국 투수들이 잘 던졌다. 한국 우익수 이진영의 파인플레이, 이승엽의 8회 투런홈런포로 경기를 내주게 됐다. 일본은 찬스가 있었지만 추가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다.

도쿄=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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