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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한 중국 매체…인민일보는 미소 외면, 환구시보는 적반하장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중 유일한 국빈 방중을 보도하는 중국 매체의 반응이 냉랭하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한·중 정상회담 기사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공식 환영행사 중 의장대를 사열하며 걷는 사진과 함께 1면 오른쪽으로 편집해 보도했다. 웃는 모습 대신 엄숙한 표정의 행사 사진을 선택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면 우측에 보도한 한중 정상회담 소식. [연합뉴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면 우측에 보도한 한중 정상회담 소식. [연합뉴스]

 역대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중 때와 사진 각도와 편집은 비슷했지만, 정상이 악수하며 웃는 사진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갈등이 끝났다는 메시지를 희망했던 한국 정부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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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분위기는 방송도 마찬가지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15일 메인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에서 시 주석이 전날 인민해방군 부대를 시찰한 소식을 10분에 걸쳐 보도한 뒤 문 대통령 환영식과 정상회담 소식을 각각 2분 19초, 4분 15초 분량으로 나눠 보도했다. 하지만 15일 오전과 낮 동안 CC-TV 뉴스 채널은 정상회담 뉴스를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인민일보, 웃는 모습 대신 엄숙한 표정 행사 사진 선택 # 환구시보는 “기자 폭행 사건 한국 네트즌도 동의 안해” # 수교 25주년 기념공연 소식은 전혀 보도하지 않아 # #

이 때문에 국빈 만찬과 이어진 수교 25주년 기념공연 소식은 중국 매체를 통해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인민대회당 소례청(小禮廳)에서 1시간가량 한국 KBS 교향악단과 중국 국가교향악단이 협연한 공연장에는 중국 취재진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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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전날 아침 문 대통령 내외가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인근의 서민 식당을 찾아 베이징 시민과 함께 식사한 서민 행보 역시 중국 매체의 외면을 받았다. 환구시보 인터넷 사이트 환구망이 사진 기사로 보도했을 뿐 다른 관영 매체는 문 대통령의 베이징 서민 아침 메뉴인 유탸오(油條) 식사를 전혀 보도하 않았다.
지난 2011년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베이징 분식집에서 자장면을 먹은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해당 음식점이 대박이 났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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