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전망"낙관""비관"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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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종합주가지수는 사상최고치인 6백60선을 돌파,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것이 지난 2주일간 보였던 종합주가지수 6백20∼6백50사이의 박스권을 상향 이탈하는 본격적 오름세로 이어질 것인가에는 의견이 상당히 엇갈리는 상태다.
낙관론쪽에서는 1월말이후 증시외적인 규제의 강화로 상승국면에서 호재가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자본자유화 등 대형호재가 그대로 남아있어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있다.
이에 비해 비관론쪽은 수요·공급측면에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우려할만한 신호가 많다고 보고 있다.
먼저 올들어 계속 늘고있던 고객예탁금이 지난2일을 고비로 감소세로 반전, 10여일새 2천억원이 줄어들었으며 아직도 거래량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2월 중순이후 분명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통화팽창으로 인한 인플레심리를 잡기 위해 금융긴축이 한층 강화될 조짐이고 3월중에 다시 약2조원의 통안증권을 증시주변에서 흡수해야 하는데다 4월부터의 싯가발행 할인율 축소를 의식한 기업들의 유상증자 납입일이 3∼4월에 집중될 전망이며 포철공개까지 겹쳐 공급초과현상이 일어날것이라는 예측이다.
물론 이같은 분석도 단기적인 비관론이고 장기적으로는 견실한 성장과 자본자유화에 따른 수요확대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낙관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장세에선 단타위주의 전동매매가 아닌 장기적 투자를 내다보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돈이 있는 곳에 범죄 있다」는 말대로 증권회사에 각종 고객이 몰려들어 객장이 붐비자 이를 악용하는 지능범죄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범인들은 상당히 오랫동안 목표로 점찍어둔 점포나 고객들을 자세히 관찰해둔 다음 찬스를 포착하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은 영업점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직책·이름·담당업무까지 꿰뚫고 있다가 담당직원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대리 근무자 또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입·출금사기를 벌이는 것이다.
D증권R지점의 경우 지난2일 투자상담사로 일하는 직원에게 『1억원을 급히 찾아달라』는 고객의 요구가 있어 그 직원은 맡아놓았던 증권카드와 도장을 현금출납직원에게 넘기고 다른 일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다.
이때 이것을 눈여겨본 범인은 재빨리 객장 밖으로 나가 전화로 현금출납담당 여직원에게 『1억원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면 지금 당장 갈테니 우선 2천만원만 내달라』고 요구, 돈을 챙긴 후 유유히 사라졌다.
도난 및 분실된 사고수표를 이용하는 일도 적지 않다.
S증권에서는 가명구좌로 들어온 1천만원짜리 수표를 즉석에서 조회하지 않고 입금처리, 잠시 후 범인이 현금으로 빼가는 사고를 겪었다.
이처럼 증권회사마다 창구사고가 심심치않게 일어나자 자구책을 강구, 자체교육을 강화하거나 고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게시문을 붙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경비원을 배치하는 점포도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각 회사마다 창구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면 공신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 1천만원 이하의 사고는 해당점포 내에서 서로 쉬쉬하며 덮어둔다는 증권사 직원들의 귀띔이다. <박태욱·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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