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31㎞서 방심한게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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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33.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에서 11위에 머물렀다. 2시간10분38초로 비교적 역주했으나 레이스 종반 스퍼트 싸움에서 밀려 통산 31번째 완주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무명 조우아드 가리브(31.모로코)가 2시간8분31초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고, 훌리오 레이(스페인.2시간8분38초), 스테파노 발디니(이탈리아.2시간9분14초)가 뒤를 이었다. 일본은 아부라야 시게루가 2시간9분26초로 5위를 차지하는 등 세 명의 기록을 합산하는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이봉주는 30㎞까지 선두권을 유지했으나 31㎞ 지점에서 치고 나가는 선두권을 따라잡지 못했다. "케냐 선수들이 페이스를 늦췄다 당겼다 하는 바람에 혼란스러웠다. 잘 모르는 모로코 선수가 갑자기 뛰쳐 나가기에 오래 못갈 줄 알고 방심한 게 문제였다. 이후 따라 잡으려 했지만 앞선 선수들의 스피드가 좋았다"고 말했다.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은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초반부터 치고나가는 작전을 여러 차례 구사했으나 비가 오는 궂은 날씨 때문에 오히려 체력이 떨어진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봉주는 "만족한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사상 가장 좋은 결과(1995년 예테보리 22위, 2001년 에드먼턴 기권)이며, 자신감을 얻었다. 최종 목표인 내년 아테네 올림픽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1일 아테네로 건너가 현지 답사를 하고 4일 귀국한다.

이명승(24.삼성전자)은 2시간16분44초로 40위, 지영준(22.코오롱)은 2시간20분21초로 52위에 그쳤으며 김이용(구미시청)은 기권했다. 한편 31일 같은 코스에서 열린 여자 마라톤에서는 케냐의 캐서린 은데레바가 2시간23분55초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일본의 노구치 미즈키(2시간24분14초)와 지바 마사코(2시간25분09초)가 2, 3위를 차지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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