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보수인사 가스총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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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배우 명계남씨(右) 등 '국민의 힘'회원 50여명이 지난달 30일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에서 조선일보 보도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 제공]

지난달 30일 낮 12시10분쯤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조선일보사 앞에서 조갑제(趙甲濟.58) 월간조선 대표이사와 서정갑(徐貞甲.63) 예비역 대령연합회장이 '노사모'회원 등이 참여해 만들어진 단체인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회원 40여명에게 둘러싸여 항의를 받자 徐회장이 가스총 공포탄을 발사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영화배우 명계남씨 등 '국민의 힘'회원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조선일보사 앞에서 "조선일보 신경무 화백이 8월 29일자 만평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조폭 두목에 비유했으며, 趙대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내란을 선동했다"며 항의하다 건물 앞을 지나가던 趙대표 일행을 발견하고 몰려가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徐회장이 시위대에 맞서 실제 총알이 발사되지 않고 소리만 나는 가스총 공포탄을 쏘자 흥분한 시위대가 가스총을 뺏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徐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북한의 보수세력 응징 경고 때문에 지난 5월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가스총 소지 허가를 받았다"면서 "시위대가 갑자기 달려들어 욕설과 함께 피켓 각목으로 수차례 폭행하는 등 신변의 위험을 느껴 정당방위 차원에서 공포탄을 쐈다"고 말했다.

徐회장 측은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趙대표와 徐회장은 점심식사를 위해 조선일보사 밖으로 나가던 중이었다.

'국민의 힘'측은 "趙대표와 얘기를 하기 위해 다가가는 과정에서 밀고 당기는 정도의 몸싸움이 있었을 뿐"이라며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徐회장이 폭행 혐의로 '국민의 힘'을 고소하면 정식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시사만화가회(회장 이홍우)는 31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 힘'의 행위는 시사만화의 풍자적 특성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언론의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처사"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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