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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美 세제개편시 51조원 혜택…"웬만한 美 기업 1년 수익 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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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이 법인세 인하 등 대규모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세제개편의 최대 수혜자로 애플이 손꼽혔다.

애플 최고경영자 팀쿡. [중앙포토]

애플 최고경영자 팀쿡. [중앙포토]

하원과 상원이 '31년만의 최대규모 감세계획'으로 불리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잇따라 통과시키고, 마지막 입법 관문으로 법안 절출 작업을 진행중인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세금 전문가들과 함께 세제개편안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은 애플로, 입법시 470억달러(약 51조 3000억원) 까지 절세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됐다.

FT는 미국 기업들의 해외 자산과 수익이 1조 3000억달러(약 1419조 8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현재 세법상 여기의 35%를 법인세로 부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애플 등 미국의 주요 다국적 기업들은 세금 회피를 위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등의 자회사에 묶어두고 있다.

새 세제개편안은 본국으로의 송환 여부와 상관없이 해외 수익의 과세비율이 14.5%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해외에 2520억달러(약 275조 832억원)라는 거액의 현금과 투자금을 쌓아둔 애플이 뜻밖의 혜택을 보게 됐다는 분석이다. 기존 세법상 해외수익에 대해 786억달러(약 85조 8000억원)의 세금을 물어야 했던 애플은 세제개편안 실행시 314억달러(약 34조 3000억원)의 세금을 내면 된다. 세금 부담이 절반 넘게 줄어드는 것이다.

[사진 파이낸셜타임스 홈페이지]

[사진 파이낸셜타임스 홈페이지]

현재 애플이 아일랜드에서의 탈세혐의와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130억유로(약 16조 7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이를 내게 되면 미국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239억달러(약 26조 1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FT는 이를 통해 애플이 웬만한 미국 기업의 1년 수익을 넘는 470억달러(약 51조 3000억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같은 세제개편안에 대해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기보다 경제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엘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같은 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끔찍한 재정상태로 스스로를 끌고 들어가고 있다"며 "만약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미국은 경기침체에서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제개편이 실물경제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보다 인플레이션만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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