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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노조간부 출신 채홍희 조흥銀 부행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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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다시는 은행의 파업이 되풀이돼서는 안됩니다."

지난달 말 열렸던 조흥은행 이사회에서 개인고객본부 담당 부행장으로 발탁된 채홍희(蔡鴻熙.54)씨는 함께 선임된 다른 6명의 부행장과는 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최근까지 강서지역 본부장으로 일해온 蔡부행장은 행원 시절이던 1977년부터 2년간 노조 부위원장으로 활동해 노조간부 출신이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지난 6월 매각에 반대하는 노조의 강경 파업으로 홍역을 앓았던 조흥은행이기에 노조 간부 출신인 蔡씨의 부행장 발탁은 안팍에서 화제가 됐다.

蔡부행장은"노조활동은 까마득히 오래된 얘기"라면서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 말기에 노조 부위원장으로 일했지만 파업은 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파업으로 기업이 상처를 입으면 직원과 노조원,주주 모두 손해이므로 '윈-윈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蔡부행장의 고졸 출신 학력도 눈길을 끈다. 그는 경북 안동종고의 전신인 경덕상고를 69년에 졸업한 뒤 그해 3월에 곧바로 입행했다. 조흥은행의 새 대주주가 된 신한지주에는 고졸 출신이 유달리 많다.

입행한 지 34년 6개월째를 맞는 蔡부행장은 6천여명에 이르는 임직원 중 다섯번째로 조흥은행 근무 경력이 오래됐다. 진짜 조흥출신이냐를 놓고 노조와 논란을 빚었던 최동수 은행장의 조흥은행 근무 경력(2년 6개월)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는"외환위기 이후 과거의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의 약칭)'의 시대는 저물었다"며 "1백6년 된 조흥은행도 그동안 10여차례의 인수합병을 겪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이익을 내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96년 전자금융실장 시절 폰뱅킹 등 선진 금융기법을 국내에 도입했던 蔡부행장은 조흥은행 내부에서 대표적 소매금융통으로 불린다.

그는 신한지주가 90여명의 조흥은행 부서장을 놓고 부행장 선발을 위해 실시한 다면평가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줄곧 1위를 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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